4.16.2007

penne alla carbonara(?)


spagetti alla carbonara (1인분)
재료:
spagetti gr.80
guanciale gr.40 - 관찰레, 돼지 볼 살로 만든 salumi
pecorino stagionato (묵은, 숙성된)gr10 - 양젖으로 만든 치즈 숙성된 것
tuorli d’uovo n.1 - 계란 노른자
올리브 기름, 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법:
-물을 올려 간을 해서 면을 삶고,
-관찰레를 잘게 썰어 올리브 기름에 볶고, 후추도 좀 넣고... 파스타 삶는 물에도 간을 하고, guanciale와 치즈가 짜기 때문에 우리 입맛엔 더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치즈 가루와 계란 노른자를 섞고,
-면이 삶아지면 건져 소스 볶는 팬에 넣고 재빨리 saltare를 하고
-팬을 불에서 내리고, 내리자 마자 계란노른자에 치즈 섞어 놓은 것을 넣어 계란이 익지 않도록 다시 재빨리 saltare를 해서 접시에 담는다.


베이컨에 크림 넣은 파스타를 carbonara라 알다 로마 여행 갔을 때 색다른(?) carbonara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ricetta를 봤더니 크림을 넣지 않고 계란 노른자를 넣는다. 그래서 맛이 다르고 맛있었구나 했는데...

학교에서 제대로 된 재료로 실습도 하고 점심, 저녁 때 많이 먹기도 했었는데 재료를 제대로 넣어 만드니 그다지 입맛에 맞지 않는다. 돼지 볼 살로 만들었다는 guanciale라는 것과 양젖으로 만든, 그것도 숙성된 pecorino 치즈의 냄새를 그다지 썩 즐길 수가 없다. 로마에서 먹은 것도 관광객의 입 맛에 좀 맞춰 놓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달랐다...


일요일 아침, Genova를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매일 새벽 두세 시쯤 잠자리에 들다 보니 일찍 일어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일찍 일어나서 물 한잔 마시고 나가 colazione와 pranzo를 Genova에서 하겠다고 레스토랑도 다 찾아 놨는데... 그것 찾다가 늦게 자는 바람에.. ㅎㅎㅎ

자명종을 무시하고 열 시쯤 일어나서 기차 시간 표를 보니 한시나 되야 있다.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점 먹고 잠시 산책삼아 다녀오면 되겠다 싶다. 기차로 4.50분 밖에 안걸리니까.. 매일 나가기 전 5분이 없어 쌓여만 가는 쓰레기도 봉투에 잘 담아 버릴 준비를 해놓고, 빨래도 돌리고... 뭘 먹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곧 옮길 생각이라 냉장고 청소 모드에 돌입해서 뭐 먹을게 별로 없다. 바나나와 시리얼은 있는데 우유가 없고, 빵도 없고... 나가는 길에 먹을까 하는데 소세지와 계란, 그리고옆에 그라나 파다노 치즈가루가 머리속에 들어온다. 삶으면 국수처럼 가닥 가닥 다 풀어지는 영 맘에 안 드는 grano duro di farro라는 것으로 만든 penne도 1인분이 남아있고... 저것들을 다 처치하자 하는 의욕이 생긴다. 제대로된 재료는 하나도 없지만 그럭 저럭 carbonara 파스타를 흉내낼 구색이 맞는 것이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코스 중에 면 먹자는 파스타라지만, 번번히 주장하는 것이 piatto unico, 한 접시 요리, 즉 한 끼로 먹을 땐 다른 재료를 넣어 영양의 발란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먹다 남은 올리브 몇 알도 넣고(그래서 영양의 발란스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소세지 냄새를 좀 없애기 위해 한 토막 남은 파도 넣기로 한다.

면 삶는 시간 + 3분 만에 완성... (이 것이 파스타의 좋은 점, 면 삶는 시간이 거의 필요한 시간의 전부라는 것)

남들이 늘 한 고집 한다고 말하지만 별로 인정하지 않는데, 요리를 하면서는 내가 고집이 있다는 걸 인정한다. 어떻게 하라는지 다 알면서 별로 그대로 따라 하지 않는다.

사실은 계란이 너무 익지 않은 것이 싫어 불을 켜 놓은 채로 계란을 넣고, 계란과 치즈를 섞는 것이 싫어 따로 넣었다. ㅎㅎㅎ 그랬더니 소스의 생명 omogeneo(homogeneous)한 상태가 아니라 설익은 omelet에 파스타 섞어놓은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냉장고 청소 차원으로 소세지 넣고 어설피 만든 penne alla carbonara 치고 맛은 괜찮았다, 아침으로 먹기에 냄새도 역하지 않고... ㅎㅎㅎ

** 사진은 제대로 된 Spagetti alla carbon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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