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불어오는 봄 바람, 때때로 그 바람에 실려오는 고양이 영역표시 냄새, 그들은 공중 화장실을 더 많이 만들고 무료화 해야한다. 비도 자주 오지않는 곳에서... 쯪쯪, 어딜가나 이게 뭐람... 나라 곳곳을 화장실로 만들지 않으려면.. 그런 생각을 하며 나른한 봄 볓을 쏘이고 있으니 아침부터 치른 전쟁이 이미 현실이 아닌 일처럼 느껴진다. 얼마나 빨리 잊는지... '한 번 쯤 거치면 몸에 좋은 과정들이야... 이 모두가 날 더 현명하고 생각 깊고, decisive하게 하고 생각과 행동을 일치하게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해..' 괜히 지친 마음을 끄집어 내어 달랜다.
아침..., 세상에 저렇게 못된 인간도 하늘아래 얼굴을 들고 사느구나 싶은 우체국 직원을 내내 노려보며 새로운 레스토랑에 9kg 상자하나를 보내고, 청소하고 짐 마쳐 챙기고, 세번을 왕복하며 쓰레기(?: 더이상 가져갈 수 없는 물건들...) 버리고, 연락할 때 연락하고, 은행가서 돈 찾고, 그것도 한 곳에 가니까 안되서 물어 다른 곳에 가서.. 쌀 때는 가뿐하게 들겠다 싶더니, 문 밖을 나오니 갑자기 두배로 무거워진 것 같은 가방과 씨름하며, 어느새 정말 나와 상관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느 Gianni에게 열쇠 두 개를 넘기고 'Ciao'이상도 이하도 아닌 인사를 하고 역에 도착에 계단을 오르고, 내리고 하고 나니... 정말 힘이 좀 셌으면 좋겠단 생각 말고는 다른 생각이 안든다. 최소한 두번의 계단 오르내림이 있을텐데, 이걸 어쩌지... 싶은 것이.. (미국에서 같았으면 아무도 내가 그 짐을 들고 계단 오르내리는 꼴을 못봤을텐데, 여기는 그냥 모두 스쳐지나갔다..)
그렇게 역에 앉아 한숨 돌리며 기차를 기다릴 때, 계단 두번 오르내리면 끝날 줄 알았던 오늘... 일이 그렇게 쉽지않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기차가 '20'분 연착이라는 것 같다. 제대로 들었나 싶어 옆에 앉은 아줌마에게 내가 제대로 들었냐고 물었더니 아줌마 왈 '10'분 연착이라고 들었는데 그러면 '20'분 연착이란다. ^^ 그렇게 시작해서 한참 수다를 떨다 기차가 도착하니 사람들에게 물어 이 기차가 맞냐 솔선수범해서 물어보시고 짐 들고 낑낑거리는데 다 지나쳐가니까 아주머니 좀 도와줘야지 그냥 간다고 흥분하시며 일어나신다. ^^ 말 몇마디로 순식간에 채널이 형성되고 상대가 어떤 의미를 갖다보다. 아마 수다를 떨지 않았으면 그 아줌마도 마찬가지로 그냥 보고만 있었을 텐데.. 나라도 그러긴 했겠지만, 이런 현상이 이탈리아 사람들에는 더욱 심한 것 같다.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태도의 variation이 유난히 커 보인다.
갈아타는 역에 도착.. 2번 플랫폼에 도착했는데 8번으로 가야한다. 남은 시간 3분. 도저히 그 짐을 가지고 거기까지 갈 수가 없다. 다음 기차는 두 시간 후, 도저히 기다릴 수 없다.. 그리하여 타고온 기차를 계속 타고 가장 가까운 역인 Asti에 내려 택시를 타야겠다 싶어 Asti를 가겠다 했는데, 여차저차하여 내가 어디 가는지 알게된 다른 아줌마, 솔선 수범해서 역무원에게 물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
두 역무원... A 역무원은 그렇게 해라 하는데 다른 B 역무원, 그럴 수가 없단다. 표도 없고 어쩌고 하면서... B역무원이 저 짐을 들고 어떻게 그 기차를 타냐 하니 눈이 있으면 인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이번만이 가능하다, 어쩌구 저쩌구 하며 타란다. 그런데 이 역무원 한참있다 오더니 네 표가 목적지 까지 끊은 것이 아니니 표를 다시 끊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알았다 하고 보니 'wait a minute...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가 뭐지? 결국 기차가 연착해서 이렇게 복잡해지고 거금을 들여 택시까지 타야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표를 다시 끊으라고.. 그럼 아까 표없어서 기차 못탄다는 것은 뭐야?' 하며 제 정신이 돌아온다. 아침에 만났던 우체국 직원과 비슷한 류이긴 하지만 훨씬 양호한 상태의 역무원... '너 그런데 그거 아니, 이거 다 기차 연착해서 벌어진 일이다' 했더니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너 영어하니? 그러더니 영어를 시작한다. 그래, 너 참 말 잘했다.. 하며 다 따지며 한참 실갱이르 했다. 그랬더니 아주 일상적인 돌아오는 말... '네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는 하지만 어쩔수가 없다...' 더 이야기를 하니까 이젠 내 영어를 이해를 못하겠다 한다.. 그리하여 'devi essere puntuale(네가 시간을 지켜야지..)'했더니 역시 미안하다 어쩔수 없다였다. 그래 이만하면 됐다 싶어 내라는 기차에서 표를 사면 extra charge가 붙는다는 돈 다 내고 앉아있는데...
옆에 앉아서 상황을 다 파악한 부부로 보이는 젊은 커플.. 'siamo in italia.. non ci sono cose cosi`..'한다. '정확한'이라는 것은 이탈리아에 없다는 말이다... 'sei..'라 했으면 '너 이탈리아에 왔으면 이탈리아식을 따라야지'라는 어조로 들렸겠지만 'siamo..'라 하니 '우리도 어쩔수 없이 그렇게 살고 있어..'라는 공감의 표현으로 들린다. 말이야 택시비를 4.50유로를 더 들여야한다고.. 했더니.. 다들 그렇게 살아.. 어쩌겠어.. 하는 식이다. 그리하여 몇마디를 주고 받고.. 결국 Asti에 도착... 우리가 도와줄께 하길래 괜찮다고, 내가 하겠다고 해도 굳이 남편을 시켜 내 짐을 옮기게 한다. 꼭 이태리를 대표해서 '우리가 사과할께...'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 올라야할 계단... '우리가 저쪽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옮겨주지 못해서 미안해' 하며 간다.. 계단을 낑낑 거리고 올라가는데 Tortona에선 다 지나쳐가던 이탈리아 사람들이 Asti에서는 선뜻 가방 아래를 받쳐주어 쉽게 올라올 수 있게 해준다.
비도 오고 흙탕물도 튀기고 진흟탕도 만나고 이상한 거리도 지나가고... 하지만 햇볕도 나고, 잘 포장된 길도 있고, 나무 그들이 드리워진 길도 있고... 세상은 pink도 아니지만 gray도 아니다. 너무 세상을 사는 기쁨을 노래할 필요도 없지만 너무 절망을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길을 떠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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