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2007

지금은 시험 중...


아마도 centro를 살짝 비껴서 그런지 지난 레스토랑보다 많은 사람이 오진 않는다. 요즘이 한가하다고는 하는데 많았던 날이 서른명 남짓... 하지만 일하는 시간은 훨씬 길다. 한없이 느린 교꼬와 같이 움직이다보니, 더 늘어진다.

하루 보통 열두시간, 열세시간, 심지어는 열네시간을 거의 꼬박 서서 일을 해야한다. 왜 부엌엔 의자가 있으면 안되는지 앉아서 해도 될 것 같은 일도 서서 해야한다. 할 일이 없어 대기중일 때도 서서 있어야하고...

오랜 시간을 일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서서 계속 종종걸음을 치며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끝나기 한시간 전 쯤은 청소... 교꼬는 대충 마치면 가서 쉬라고 한다. 끝내고 싶기도 하고, 평생 부엌에서 일한 엄마를 얼마나 도와드렸나 생각하면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 일이야 돈 받고 하는 사람이 많이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싶어 끝내고 싶기도 하지만, 그냥 끝까지 같이 한다. 말하지 않아도 힘에 부치는 일인 것을 뻔히 아는데 혼자 남겨두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어떻게 음식을 준비하고, 소스를 만들고 접시를 구성하는지... 그런 것을 보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고, 지난번 감자탕 집과는 비교할 수 없이 세련된 접시를 내는 것을 보고, 처음엔 무척 인상적이고 많이 배우겠다 싶더니 며칠 지나니까, 뭐 다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하고 싶다 하는 것이 별로 없어, 기본만 좀 익히면 요즘 책이 워낙 좋아서 책보고 생각해서 약간의 센스를 발휘하면 되겠다 싶은 것이 그다지 오래 배울 것이 없어 보인다.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 pasticceria는 좀 연습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싶지만, 그것도 책보고 trial & error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싶은 생각이 들고...

진짜 중요한 것은 이 일의 속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싶다. 과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고 싶은 일인지... 고된 노동 중에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뭘 즐길 수 있는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하면 좀 더 개선된 방법으로 일 할 수 있는지도...

처음엔 기회를 모색해서 더 일을 하자 싶었는데 예정된 시간에 돌아가야겠다 싶다. 오랜 시간의 training이 그다지 의미있어 보이지 않는다. 돌아가서 다른 방향의 시도를 해야할 것도 같고 일을 너무 늦지 않게 시작하는 것이 더 낫다 싶기도 하다.

남은 두 달 정도의 시간... 주어진 모든 상황에 날 맡겨 보고 싶다... 이 모든 것이 돌아가면 쉽게 가질 수 없는 기회라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그 끝에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알아야 하겠기에...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