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2010
스페인여행: 여행(?)일정... very tentative
내게도 보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긴 하나, 한편 여행은 말 그대로 비우고 내려놓기 위한 것인데, 으악~~~
'언제 다시가. 간 김에 부지런히 봐야지...'하며 체력단련을 계획하는 친구들의 기가 나로 하여 자발적으로 아래 같은 일정을 세우게 만들었다. 심지어 돌아오는 날 암스테르담에서 과하게 기다리는 시간마저 새로운 나라 여행의 기회라 기뻐하는 그녀들...
2주에, 오고 가는 날 빼고 정확히 12일에 이베리아 반도 grand tour라니... 필시 그녀들의 에너지에 실려 여행이라기 보다는 버스, 기차 순례를 하지 싶다. ^^
that wouldn't hurt too much, right?
01. 출발
02. 리스본 시내
03. 리스본 주면(신트라, (로카 곶), (에보라))
04. (메리다) -> 세비야
05. (론다) -> (말라가)
06. 그라나다
07. 코르도바
08. 마드리드 시내
09. 마드리드 주변: 세고비아
10. 마드리드 주변: (아랑훼즈), 톨레도
11. 바르셀로나 시내: 가우디
12. 바르셀로나 시내: 미술관, 성당, 해변 등...
13. 바르셀로나 주변: 몬세라트 수도원
14. 암스테르담 시내
15. 도착
음~~~ 아무리 봐도 미친 일정이군...
11.21.2010
동강 사진: the best of the best
정선에 있는 노추산 등산을 따라갔다 '헉헉헉, 징징~~~' 그러기를 얼마간... 결국 오르지 못하고 내려왔다.
부끄럽기도하고 미안하기도하고 '저질 체력'이 되어버린 상황에 내심 충격...
그러나 충격과 미안함, 부끄러움은 곧 산 아래에서 발견한 동강에 말끔히 흘려보냈다.
How convenient... 그래야 나답지. ㅎㅎ
말로만 듣던 동강 강가에 챙겨둔 막걸리와 편육, 그리고 싸들고 간 간식들을 풀어놓고 산에 못오른 것을 기뻐했다. '하하하~~~, 너무 예쁘다'를 수백번 반복하며 등산 대신 출사를 즐겼는데...
자연은 그대로가 가장 아름답다. 강변에 포크레인으로 낸 길이 아닌 사람의 발로 난 길이 있던 시절엔 얼마나 더 아름다웠을까. 혹시 이곳에 포크레인이 출몰한다면 그 길이 천리라도 멀다않고 달려가야겠다.
빛에 풍경에 홀려 때로 카메라의 한계를 아쉬워하며 마구 찍은 이백장에 가까운 사진 가운데 유난히 하나가 눈에 띤다.
This is a g5at.
11.13.2010
비행기 표
한 동안 꼼짝도 하기 싫더니 얼마전 부터 바람이 쏘이고 싶다.
마침 쉽게 꼬드김을 당하는 친구들도 있다.
날짜 정하고 비행기 표를 알아보는데...
항공사는 여행사보다 비싸단 생각에 시도도 안해보고 여기 저기 여행사에 전화로, 인터넷으로 ticket shopping을 하는데 전화는 너무 비싸고, 인터넷은 싼 가격에 혹 해서 보면 좌석이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그러다 우연히 항공사 인터넷 예약 사이트에 연결 되었는데....
훨씬 싸다. 여행사에서 말하는 가격보다 35만원 이상 싸다. 그리고 인터넷에 없다던 좌석도 있다. 싼만큼 제약도, 조건도 많이 달렸긴 한데... 어차피 자유가 있어도 누릴 형편이 아니라 그것은 별 문제없고.
예약 중에 한 여행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는데 비싼 가격의 표를 말하길래 사이트를 알려주며 가격이 어떻다 하니, 알아보더니 좌석이 하나 모자란 단다. 아뭏든 됐다고 전화 끊고 예약을 시도하는데 잘 된다. 결재하고 'too good to be true' 인지라 항공사에 확인까지 했는데 문제 없이 OK다.
비행기표 만큼 유통방식이 복잡하고 상식으로 이해되지않는 상품은 없는 것 같다. 여행사만 의지하지 말고, 항공사 인터넷 예약 사이트도 한 번 보시길...
감
꼬맹이 조카가 주말에 감을 따러 간단다.
"음~~ 너희 식구는 다섯이나 되니까 다른 사람이 딴 것은 너희 가족이 먹고 네가 딴 것은 고모 줘도 되겠다. 많이 따와서 고모 줘, 알았지?" 하고 생떼를 써 보았는데...
며칠 뒤 감이 배달(?) 되어 왔다. "와- 진짜 따왔네..."하며 좋아하는데 옆에 있던 녀석, "고모 완전한 모양은 고모 그림용이야." 한다. (완전한 모양이란 가지 채 꺽은 감을 가리키 것이었다.)
두둥~~~
철부지라지만 취미도 변덕만큼 자주 변하는 고모가 요 며칠 화가나 된 양 밤낮 구별 못하고 그림그리기에 빠져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그런 고모의 취미 생활을 고려해달라고 한 적은 없었는데, 어찌 그리 어린 소견에 그런 기특한 헤아림이 있는지...
내 조카라 예쁘지 다른 아이 보다 특히 더 이쁜 것 같지는 않은데, 어린 마음이 이렇게 예쁜 거구나. 엄마들은 이런 마음을 수시로 받을 수 있어 참 행복하겠구나. 순간 엄마들을 부러워하기 까지 했는데...
마음은 고맙게 받았으나 가을이 가기 전에 감을 그릴 마음이 없던 고모가 그 그림용 "완전한 모양"의 감들을 며칠째 상자에 담긴 채로 내버려두다, 심지어 너무 물러서 몇 개를 따 먹은 현장을 발견하고는 재차 그 감들은 먹는 용도가 아니고 그림 용임을 강조한다. 까탈스러운 고모가 얼마나 엄격한 심사기준으로 그릴 대상을 선정하는지 알리 없는 녀석, 당연히 감을 그릴 것이라 믿는 모양이다.
기특한 마음을 기억하고 싶기도 했지만, 감이 생각보다 오래 가는 것이 아니어서 더 늦기 전에 일단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하겠다 싶어서 그릇에 담아 사진을 찍어보니...
두둥~~~
이렇게 예쁠지 미처 몰랐다. 사진을 보니 새삼스레 감만큼 가을을 잘 표현하는 과일이 없지 싶다.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 놀지 못하면 억울하다 못해 분해하고, 호랑이 고모가 5분이라도 일찍 공부를 끝내주면 신나서 목에 매달리는 철부지의 눈엔 벌써 그게 보였던 것일까?
겨울이 just around the corner 이지만 서둘러 한 번 그려봐야겠다.
11.03.2010
아라베스크
아라베스크: n. 아랍풍의 장식물
수십년 동안 무덤덤하던 것에 확 매혹당한다. 그리 낯선 단어도 아니고 오래 전 여행에서 직접 눈으로 실물을 본 적이 있음에도 별 자극이 없더니...
아무래도 아래 설명에 완전히 반한 것 같다.
Renouncing the material world of shadow-casting objects, arabesque expresses the Islamic delight in the revelation and exploration of pure form, and the contemplation of it as the unity in the variety of the cosmos.
Gardner's Art through the ages
이미지가 시각적 이미지 그 자체 보다 글로 더 감동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 from Wikipedia
9.02.2010
아크로폴리스의 배신
It is important to keep in mind when we examine those great and universally admired buildings erected on the Acropolis in accordance with Pericles's vision of his polis reborn from the ashes of the Persian sack, that they are not, as some would wish us to believe, the glorious fruits of Athenian democracy, but instead the by-products of tyranny and the abuse of power.
...
Too often historians of art and architecture do not ask how a monument was paid for; the answer can be very revealing-and very embarrassing.
-Gardner's Art through the Ages
평등한 시민들이 모여서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을 토론으로 풀어나가는 그림을 떠오르게 하던 아크로폴리스가 동맹을 배신한 리더의 권력의 남용의 결과란다.
(때때로) 어떤 기념물이 어떤 돈으로 세워졌는지 알려하면 너무 많이 드러나고 심지어 당황스러울 수도 있어서 art historian들은 묻지 않는단다. 차라리 모르는게 낫다는 것이지... ㅎㅎㅎ
아크로폴리스 또한 내 직계조상(?^^)이 남긴 유산은 아니라도 자랑스러운 인류의 흔적인 줄 알았는데... 그런 내 인류에 대한 자부심은 역사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가 지켜온 유치함에 불과했었나? 학교에서는 그렇게 가르쳐주지 않았나? 그렇다해서 그렇게 믿었을 뿐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 사람과 관계된 것은 믿는 것이 지는 건가??? (그러다 미안해지고 후회하게 되는데... 믿지 못한 것을... 음....)
어떻든 누군가 진실을 말하지 않았고 난 또 당했다. 세파에 충분히 영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배신을 당할 구석은 많기도 하다. ㅎㅎㅎ
하긴 그랬다, 그리스 단원의 처음에...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는 그들만의 민주주의였고 민주주의를 탄생시킨 사람들이 노예로 태어난 인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노예제도를 옹호했던 기록이 있다고...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모르지만, 아뭏든 존재하는 고대 그리스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 또한 고대 그리스 문화를 배우며 함께 해야할 일인가보다.
8.25.2010
my life will be interrupted by death...
.... conservatism is a trait of the Egyptian character, perhaps the principal trait. The Egyptian' resistance to significant change over a period of almost three millennia may stem from a profound religiosity inspired by the steady sun, the eternal desert, the slow pulse of the Nilotic seasons, and the enduring conviction that life is not really interrupted by death.
- Gardener's Art through the ages
the enduring conviction that life is not really interrupted by death...
수천년동안 고집스럽게 스타일을 지켜온 고대 이집드 사람들... (현재 남겨진 장례문화와 관련된 흔적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죽음에 의해 삶이 끝나기는 커녕 interrupt당하지도 않는다는 그들의 믿음은 어디서 왔던걸까... 진짜 태양이 그러하듯, 사막처럼 나일강처럼 내 삶 또한 그러할 것이다라고 생각했을까...
삶의 영속성을 세대로 이어지며 평범하게 삶을 살아내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한 것으로 보지않고 개인에 의한 것으로 생각했던 그들... 몇몇 특권을 가진 자들이 너무나 특권을 누리다 보니 삶의 영속을 믿었다기 보다는 원했던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순하게 수탈을 당해주는 것으로 보아 어리석음이 분명했던 이들을 그들에게 아무런 해당사항도 없던 어리석은 믿음으로 이끌었던 것은 아닐까?
양보해서 원했던 게 아니고 정말 믿었다고 믿어 주더라도 분명 소수 특권을 가진 사람들만을 영속시키기 위해 남겨진 거대한 흔적들은 어떻게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고맙게 인류의 유산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나는 너희들과 다르고, 나를 위해 너희들은 어깨가 부서지고 허리가 부러져도 돌들을 날라야 해'하며 누군가로 하여금 채찍을 휘두르게 하는 장면이 떠오르는데...
난 "my life will be interrupted by death" 정도의 attitude가 좋은 것 같다. 인간의 삶은 나에 의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다른 세대에 의해서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지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이집트에 대한 호기심... 불 붙어서 마구 타오를 기세였는데 갑자기 확 찬물 한 바가지 끼얹음을 당했다. ㅎㅎㅎ
5.08.2010
shopping spree: 카메라
내 이번엔 돌아가서 캐논을 고소하겠다고 분기탱천 욱~~ 했으나... 분함조차 오래 기억하지 못할만큼 집요함이 떨어지는 내가 뭘 한다고??? 수리도 안하고 처박아 두었다.
무엇보다 수리를 맡기는 것이 귀찮기도 했겠지만 결정적인 순간의 두번의 배신이 용서되지 않아 정을 떼었던 것 같다. 여전히 좋아하기는 하는 것을 보면 그냥 혼자 화를 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도 글도 잘 안 믿고 느낌을 믿는 나.
느낌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나.
그 녀석... 늘 손끝에 머물며 내 시선으로 내 느낌으로 충실히 세상을 담아주며 좋은 친구인 척 하더니... 한 순간... maybe I've gone too far..^^
g-7의 이탈리아(무슨 일이 생기면 out of nowhere 혼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의 그 나라)에서 갑작스러운 파업으로 급히 장만한 익서스를 들고 똑딱이는데, 얘는 뭐 그냥 착하기만 하지 도대체 어떤 의욕도 불어넣지 않는다. 파워샷g는 밉고, 가방 가득한 SLR과 부속품들을 장농 구석에서 녹슬게 했던 무게와 부피를 생각하면 내게 DSLR은 first camera감은 아니고...
뭔가를 느낌으로 표현해야하는 날 담아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건 날 나에게 조차 더욱 shut-up하게 만들고...
하릴 없이 인터넷 카메라 가게들만 들여다 보는데... 어느날 번쩍 올림푸스 pen이 눈에 띤다. 우선 작고 가볍고 광고, 사용기, 상품평 등등을 열심히 보니 파워샷g를 대체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 같다.(누가 어디다 대냐고 화낼라나?^^) 게다가 튼튼해보인다. 마지막 순간에 파나소닉 gf-1을 두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으나 body 실물보고 나니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촛점잡는 속도 좀 느리면 어때, 플래시없으면 어때, 밧데리 좀 빨리 달으면 어때, 예쁘잖아...
하하... 드디어 my beloved "g7"을 보낸다(저는 벌써 저 멀리 갔지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많이 찍으니 잘 찍기도 한다'는 소릴 들을 만큼 손에서 떼어놓지않고 살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제 그만 용서하고 보내는 것이 옳은 일이리라.
낯선 interface야 익히면 된다해도 그냥 있는 렌즈로 g7만큼 근접촬영이 안된다는 것(렌즈 여러개 들고 다니고, 상황 따라 바꾸고 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찾아도 조용히 셧터를 누르는 기능이 없고, 렌즈를 타사 것으로 바꿨더니 그나마 있던 조용히 초점 조절하는 기능조차 작동이 안된다는 것이 특히 많이 서운하다. 하지만 크기와 무게와 사진의 느낌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려 한다. ^^
1.10.2010
Old Bay Seasoning

--from Wikipedia.comCajun이란 수식어를 가진 음식의 짭짤하고 살짝 매콤한 맛이 그리워, cajun seasoning 만드는 법을 찾아 만들어 본 적이 있다. 마늘, 양파, 파프리카 말리고 이런 저런 다른 향신료와 잘 갈아서... 연어에도 뿌려 구워보고, 닭고기, 돼지고기위에도 뿌려봤으나 영 기대하는 맛이 아니다. 정성껏은 만들었는데... T.T 하여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아직도 냉장고에 모셔지고 있다. 정성이 아까워 버리지도 못하고...^^
Old Bay Seasoning... 어떤 gumbo recipe에 있는 이 양념이 뭘까 찾아보다 눈이 번쩍 뜨인다. 이것이 바로 그 cajun의 정체였다 싶다. 메릴랜드 어디였더라.. 아뭏든 길가 트럭에서 파는 게들 위에 솔솔 뿌려져있던 짭짤한 그 것, 잠발라야 속 새우와 닭고기를 덮은 짭짤한 그 맛, 보스톤 Legal Seafood에서 먹었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닭가슴살 구이의 양념... 모두 Old Bay Seasoning의 설명과 통한다. 당장 한 통 어디서든 구하고 싶어라~~~
물질의 천국 그곳으로 매번 말로만 가던 shopping trip을 진짜 한번 가고 싶으나 이젠 전신 스캐너라는 물건이 말린다. 동방예의지국의 요조숙녀(?)가 그 망측스런 물건을 통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싶은 것이... 부디 Amazon이 모든 물건을 한국으로 보내주길 바라는 수 밖에... (남대문 도깨비 시장부터 뒤질 일인가???)
1.09.2010
파리바게트 베이글 유감
생전처음 밟아본 외국땅. 그리고 둘째 날. 학교 cafeteria에서 누군가 베이글 샌드위치를 권한다. 뉴욕의 상징이라나 뭐라나 하면서. 생각으론 한없이 버르장머리 없어도 겉으로는 누구 눈에도 거슬릴 행동을 어디서도 잘 못하던 시절. 입을 함박처럼 벌려야 겨우 입 안으로 들어올 만큼 두껍고, 딱딱하고 갈비도 아닌 것이 한입 먹으려면 물어 뜯어야할 만큼 질기고... 이건 당최 점잖은 처자가 먹을 음식이 못된다 싶었다.
그러다 차츰 베이글의 맛에 길들여졌고 오랜 시간 아침에 함께 하면서 맛도 맛이지만 떡볶이, 분식집 불량 냉면 등등 음식이 가질 수 있는 emotional value까지 더해져 참 사랑하는 빵이 되었다. 스페인에서도 이탈리아에서도 도시 한 구석에서 베이글을 발견하고 괜히 반가워 꼭 먹었을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 부터 베이글이란 이름의 빵이 눈에 띄기 시작했지만 처음엔 대부분 모양만 베이글이었다. 그러다 요즘 제대로 된 것이 일반화되는 것 같은데... 그런데 대한민국 대표빵집 파리 바게트는 아직도 모양만 베이글인 모닝롤을 베이글이라 한다. 바게트라는 이름을 걸고 만드는 바게트만 봐도 '빵을 만들자'는 아니고 '빵도 만들고 돈도 벌자'도 아니고 '그저 돈을 벌자'가 그 빵집의 모토임을 짐작할 수 있지만 베이글은 진짜 너무한다 싶다.
물론 빵집마다 variation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베이글은 끓는 물에 데쳐서 굽는 빵이라 굽는 과정에서 많이 부풀지 않아 조직이 치밀하고 무겁고 쫄깃한 빵이다. 곱게 표현해서 '쫄깃'이지 우리나라 제과점의 부드럽고 촉촉하고 들척지근한 빵에 익숙한 입맛엔 질기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내 생각에 베이글은 우리의 된장이나 김치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맛을 알려면 시간을 필요로하는 음식이다 싶은데...
아뭏든... 어떤 이름에는 고유함이 있다. 그 이름의 고유함을 지니지 않았다면 이름을 달리해야하는 것이 아닌지. 누가 베이글 없다고 그 빵집에 안가는 것도 아닐거고, 베이글로 입맛을 맞출 수없다고 생각하면 안 만들고 안 팔면 그만일 것을, 대한민국 빵집 간판을 모두 파랗게 물들일 기세로 퍼져나가는 빵집에서 이름만 베이글인 엉터리를 굳이 만들어내야하는 까닭은 도대체 무엇인지 한 번 물어보고 싶다.
1.07.2010
new year's resolution - 가계부쓰기
언젠가부터 12월31일도 1월1일도 물처럼 흔적없이 흐르는 시간에 그어놓은 많은 금 가운데 하나일 뿐 특별히 느껴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 속에 나도 모르게 흥미도 의미도 잃어버린 것이었겠지...
그런데 올 해는 이상하게 자꾸 새로운 결심들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어린 시절처럼 미래의 나를 위한 야심찬(?) 것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위한 자질구레한 것들이라는 것...
그 중 하나 가계부 쓰기.
컴퓨터 booting이 싫어 문방구에서 파는 가계부를 샀는데 몇 가지 불편함과 통계의 nightmare가 결국 엑셀을 쓰도록 만들었다. 몇 번의 수정을 거쳐서... 사용자의 intelligence를 약간 필요로 하지만 그래도 쓸만한 모양이 됐다.
칸 하나 채우면 연결된 칸들이 주루룩 자동으로 바뀌면서 수입 얼마, 지출 얼마, 그래서 남은 돈은 얼마인지, 그러므로 가계부 쓰기 꿍꿍이의 핵심인 "재정상태를 악화시키지 않는 소비가 얼마나 더 가능한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 ㅎㅎㅎ 흐뭇하다.
처음으로 심각하게 들여다 본 가계부... 가만 보니 여기에 내 일상의 많은 것이 담기겠구나 싶다. '사는 것은 소비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올법 하구나 할 정도로...
올 12월 31일에 이 숫자들은 내가 한 해를 어떻게 살았다고 말해줄까 벌써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