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2021

다이어트: 단백질 권장량과 필요열량



더는 안되겠다 싶어 감량 모드로...

어디 가나 그놈의 숫자들... 그런 것 모르고 대충 살던 시절이 좋았는지도... 하지만 어쩌랴, 알아버린 것을...

나이를 먹을 수록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니 좀 신경 쓰고,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필요열량 이하로 열량을 제한하면 기초대사량이 줄어 칼로리를 적게 소비하는 체질로 바뀌어 역효과라니 필요열량만큼은 먹고 축적된 것은 운동으로 소비하기로...

일일 단백질 권장량:


식재료의 단백질량과 열량:


표준체중:

표준 체중 = 키(m)x키(m)x(여자: 21; 남자:22)

ex) 키 160 여자 표준체중 = 1.6x1.6x21 = 53.76

키에 따른 표준 체중:


1kg당 1일 열량 필요량:


키에 따른 1일 필요열량:





6.01.2021

시칠리아의 추억: 오렌지 샐러드



[시칠리아 오렌지 샐러드]



마트에서 오렌지 세일을 한다. citrus 과일류를 그다지 즐기는 편도 아니고, 게다가 오렌지는 수입 과일이라 잘 먹지 않는데, 그날따라 유난히 시선이 간다.

오렌지 껍질로 정과를 만들어서 오렌지 필peel 초콜릿도 만들고 싶고,
얼마 전 뜬금없이 먹고 싶었던 오렌지 껍질 정과 넣은 파운드 케이크도 만들고 싶고,
며칠 전에 본 레서피 속 오렌지 껍질로 향을 입혀 굽는 닭고기 요리도 생각나고,
그리고 무엇보다 시칠리아 라구자Ragusa라는 곳에서 처음 먹어본 오렌지 샐러드를 해보고 싶다.

6kg이나 되는 오렌지를 한 상자 샀다.

오렌지 샐러드에 펜넬이라는 채소와 신선한 이탈리아 파슬리도 넣고 싶지만, 둘 다 우리 동네에서 구할 수는 없는 것... 펜넬은 샐러리로 대체하고, 파슬리 대신 참나물을 넣을까 하다 그냥 말린 허브를 쓰는 걸로...

오렌지는 껍질도 써야 하니 베이킹소다 묻혀 치솔과 수세미로 박박 닦고,
곱게 까서 껍질은 따로 보관하고, 속살은 속껍질을 벗겨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놓고...

오렌지가 주인공이니 식감이 단단한 샐러리는 채칼로 얇게 어슷어슷 저미고,
과일이 주 재료인 샐러드라도 후식용이 아니라 savory 샐러드이니, 요즘 햇것이 나와 한참 맛이 좋은 양파도 채칼로 얇게 저미고...
오렌지 하나당 샐러리 반 줄기, 양파 1/4개 정도...

양파와 샐러리에 레몬즙, 소금, 꿀, 후추, 파슬리, 페페론치노 가루를 넣어 새콤, 달콤, 짭짤, 살짝 매콤한 간으로 잠깐 재워두고...
마지막으로, 준비해 둔 오렌지를 넣고, 올리브유를 넉넉히 뿌려 섞었더니...




너무 맛있다. 시칠리아에서 먹은 것보다 더...^^ 일단, 내 입맛에 맞춰 만들기도 했지만, 펜넬 보다 샐러리가 더 나은 것 같고, 음식은 정성이 들어갈 수록 맛있는 법이라 오렌지 속껍질을 까서 넣으니 씹는 느낌이 거칠지 않아 좋다.

그리고 시칠리아의 추억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그립다, 너...^^


까미노 그 후: 13년만에 깨닫는 기적



박씨를 열어보니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오고, 석고 성모마리아 상에서 눈물이 흐르고, 걷지 못하던 사람이 단번에 일어서 걷고...
그런 기적은 내게 일어난 적도 없고, 다른 이들에게 일어난 것을 본 적도 없다.
기적은 그저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서나 있는 일이고, 또는 혹세무민 하려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쯤으로 취급했었던 것 같다.

그러다 기적이라는 단어가 내 어휘로 들어온 것은 산티아고 길을 걸은 무렵이 아니었을까...

그 길은 내게, 내게는 기적처럼 느껴지는 메시지와 깨달음을 주었었고, 기쁨을 주었고, 나는 어떻게 사는 걸 원하는지 일깨워주었다고나 할까...

늘 잠복중인 카미노 병이, 지난해 ‘다시 가줄게’ 하고는 계속 이러고 있다 보니, 잠복을 거부하며 제대로 성했는지, 너무 가고 싶다.

다시 책을 들치고, 인터넷을 뒤지고, 다른 사람들의 순례기를 읽고, 당장이라도 갈 것처럼 계획표를 만들고, 정보를 모은다. 엉엉...
그러다 오래 전 순례길을 걸으며 짬 날 때 찔끔찔끔 남겨두었던 메모가 떠올라 다시 들쳐보니 잊었던 추억도 있고 조금 위로가 된다. 그래서 그거나 정리하며 도진 병을 달래보자 했다..

그렇게 첫날의 일기를 펴서 정리를 하다, 자정을 넘겨 아마도 새벽 두세 시쯤...
그 길은 아직도 내게 작용하며 기적을 보여주는구나 하는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 종소리처럼 울려퍼졌다.




언짢은 일을 오래 기억하거나, 앙심을 품거나 하는 게 천성적으로 잘 안 되는 사람이라 나쁜 일은 웬만하면 잘 흘려 보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혀지지 않는, 생각하면 그 순간처럼 화가 나는 일이 종종 있다. 그 중 하나가 St. Jean Pied de Port에 도착한 날 순례자 사무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순례자로 등록하려 기다리던 중에 누군가에게 차례를 한 번 양보했다가 한 시간도 더 기다렸던 일이다. 나보다 늦게 온 사람들도 순례자 등록을 마치고 떠나는 걸 다 보며 마지막으로 등록을 하고 순례자 사무실을 나왔었다.

2008년 5월. 순례 첫날, St. Jean Pied de Port, 순례자 사무실...

줄이 애매해서 어떤 놈에게 차례를 양보한 것이 화근이었다. 조금 있다가 몇몇이 일행이라며 양해를 구하는 척하며 내 앞으로 들어왔다. 거기까지도 괜찮았다. 그런데 그들은 등록을 끝내고도, 자신들 때문에 내가 한 시간을 넘게 기다리고 있다는 걸 보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번갈아 등록해주는 할아버지에게 온갖 질문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 내 생각에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하지 않아도 될 질문이었고 수다였다. 결국 참다 못해 그들을 멈추었고, 그러자 주섬주섬 짐을 챙겨 떠났었다. 사과 한마디 없이. 기차를 같이 타고 온 사람들, 나중에 들어온 사람들이 모두 떠난 후였다. 순례자 사무실에서 등록을 해주는 할아버지도, 순례를 하겠다고 온 그들(독일인과 알바니아인 무리)도 드러내놓고 폭력적이지 않았지만, 노골적으로 나를 무시했고, 그들의 행위는 비열한 방식의 명백한 인종차별이었다.

순례를 나선 게 아니었다면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바보처럼 기다리지 않았다. 일단, 일행이라고 서넛이 염치없이 끼어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등록이 끝난 후, 계속 질문을 해대는 수작질을 용납하지 않았다. 순례길이니 순하게 받아들이고 참고 견디며 걸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들이 시작부터 내 생각을, 내 인내를 이용하고 비웃고 조롱한 것이었다. 그래서 어쩌다 그 순간이 떠오르면 마치 그 순간으로 되돌아 간 것처럼 모욕감이 느껴졌고 불쾌했던 것 같다.

등록을 마친, 잠깐 사이에 인사를 나눈 순례자 동료들 중 몇 명은 이른 시간이라 첫 알베르게에서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순례를 시작했고, 또 기다려주겠다는 몇 명은 곧 따라 갈 테니 먼저 가라며 내가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나도 등록을 마쳤는데... 그날 출발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면, 모르고 출발했을 거고, 출발한 이상 되돌아 갈 수는 없으니 계속 앞으로 갔을 것이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하지만 다들 떠났으니 이 상황을 누구와 나누지도 못하고 그렇게 조용히 혼자 남을 수 밖에... 사실 생각해보면 너무 다행이었다. 그러니 나쁘지 않아, 오히려 다행이야 하며 애써 마음을 위로했지만, 속도 상했고, 순례자 사무실에서의 일도 계속 기분이 나빴고... 마음이 복잡했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새벽, 어쩌다 그날을 다시 돌아보니...

큰 탈없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길을 다 걸었던 것도 어쩌면 그들의 만행 덕분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그들과 무관하지 않았고,

생장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나 처음으로 인사한 까미노 동료 Luke... 생장 순례자 사무실에서 ‘다음 알베르게에서 만나’ 하고는 헤어져 다시는 못 보는 줄 알았다가 40여일 후에 산티아고에서 다시 만났던... 가던 길을 되돌아와서 ‘까미노에서 많은 선물을 받았는데, 너도 그 중 하나야’ 라고 말해주었던... Luke를 기적처럼 산티아고에서 다시 만났던 일도 그들의 만행이 없었으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자 그일이 다름아닌 기적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번개처럼 머리를 스쳤고, Thank God을 열 번쯤 외치지 않았을까... 오밤중에...
그때 깨닫지 못했어도, 지금 깨달았다 해도 세상에 증명할 수는 없어도, 기적이었고, 마냥 감사했다.

순례자 사무실에서 보여준 그들의 행위는 비열했지만, 전체 그림에서 그 일은, 내가 깨닫지 못했을 뿐, 내게 좋은 일이 일어나기 위한 장치였던 거다.

천사는 어쩌면 악마의 모습으로도 인간의 삶에서 작용하는 것 아닐까...
행운과 불운으로 구분한다면, 불운이라고 여겨지는 것도 나만 못 알아보는 행운 아닐까..
MBTI 성격 유형에 의하면 판단이 빠른 편은 아니라지만, ‘뻔하다, 당연하다’라는 말을 하는 것에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드디어 나는 내게 상처로, 또는 불쾌한 기억으로 남은 일들을 흘려 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걸까...

까미노는 아직도 알게 모르게 은혜를 베풀고 있는 것 같다.

까미노, 기다려... 건강하게 있다가 갈 수 있을 때가 오면 당장 달려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