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2013

공연: 사천가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착한 사람)'이란 작품을 판소리로 각색했다.
이렇게 appreciate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는 것이 쉽지않다 싶었다.


태어나서 처음 극장에서 직접 본 판소리 공연...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않아 드는 생각이 '판소리를 안지 반백년^^인데, 귀를 기울인지 몇 십분만에 그 가치를 오롯이 드러낼 만큼 오랜 훈련으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표현의 형태가 아닌데, 어떻게 그 오랜 시간동안 그 장르에 대한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을까? 나라는 사람의 무관심은 그야말로 철저하구나...' 였다.

아무도 따져묻지않는 '그 동안의 외면'에 대해 굳이 변명을 하자면, 판소리에 등장하는 이야기의 진부함이 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일정 시간 이상 산 사람에게  춘향이와 심청이는 너무 뻔하다. 토끼도... 이번 공연이 고전 판소리였다면 이번에도 판소리는 내 관심을 비껴가고 또 오랫동안 그 가치를 몰랐을거다. 그리하여 판소리로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했던 시도에 진정 고마움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새삼 판소리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발성이 귀에 들어왔다.
판소리가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외국 공연을 그야말로 그대로 베껴서(사실 다른 언어로 그렇게 같은 느낌으로 베낄수 있는 것도 대단한 노력이긴 한 것 같은데) 안전 빵으로 해대는 공연들에 마음이 불편하던 차에, 재능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의미있는 시도가 참 반갑고 응원하고 싶었다.
두 시간 여의 공연을 혼자 끌어가는 배우의 타고난 재능과 그 무대에 서기까지의 오랜 노력도 보였다. 
판소리가 사라져가는 전통,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없이는 유지가 어려운 영역이 아니라 당당하게 진화할 수 있는 동시대적 가치를 지닌 예술의 형태라는 것을 어렴풋이 이해한 것도 기분 좋았다.
  



7.20.2013

책: 안나 까레니나

“I shall still be as unable to understand with my reason why I pray, and I shall still go on praying; but my life now, my whole life apart from anything that can happen to me, every minute of it is no more meaningless, as it was before, but it has the positive meaning of goodness, which I have the power to put into it”

Tolstoy, Leo. “Anna Karenina.”

끝~~~~~~~~



길고 긴 이 책은 ...
안나의 죽음 후, 아끼는 누이를 잃은 언제나 유쾌한 스티바는 어떤지, 엄마를 잃은 세리오자는 어떤지, 젊고 아름답고 지혜롭고 한때는 정숙(?)했던 부인을 젊은 남자에게 빼앗긴 까레닌은 그녀의 자살과 자신에게 남겨진 그녀와 정부 사이의 딸 앞에 어떤 마음인지 등등...
그런 통속적인 호기심은 철저히 무시한체(한마디 언급이 없다), 믿음과 삶의 의미에 대한 레빈의 진지한('이제 그만 좀 해라. 신앙이, 삶이 생각한다고 답이 나오니?' 라고 말해주고 싶을 만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며...) 고민과 그에대한 깨달음으로 끝을 맺었다.

그의 고민의 동기와 시작과 끝을 잘 이해할 수는 없고, 이런 결론(?, 결말)이 이 책의 전체적 맥락에 어떻게 마무리가 되는지 잘 이해할 수없지만, 삶엔 긍정적 의미가 있고 삶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있다는 그의 자각은 충분히 감동적이고, 그런 힘은 내게도 있는 힘이란 것을 늘 기억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어디에라도 하고싶다.  

7.03.2013

Anna... in Anna Karenina



Why, when there was a tempest in her soul, and she felt she was standing at a turning point in her life, which might have fearful consequences—why, at that minute, she had to keep up appearances before an outsider, who sooner or later must know it all—she did not know. 

 Tolstoy, Leo. “Anna Karenina.” 

마침내 그녀(Anna)를 이해해주고 싶은 순간을 만났다.
이 긴 책을 읽어오면서 그녀의 모든 것이 모순적이며 위선적이다 싶었는데 드디어 ...^^

그녀의 이런 태도를 가식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고통이든 슬픔이든 남모르게 스스로 잘 다스리는 것이 미덕 내지는 교양이라 여기는 사회 속에서 길들여진 몸에 베인 태도라고 이해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