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8.2020

번역을 하다가



We were shown into a hut, which the Doctor and I shared between us. What followed on that day I have but a dim recollection, having been struck down by fever—the first since leaving Unyanyembe. I dimly recollect trying to make out what age Mukamba might be, and noting that he was good-looking withal, and kindly-disposed towards us. And during the intervals of agony and unconsciousness, I saw, or fancied I saw, Livingstone's form moving towards me, and felt, or fancied I felt, Livingstone's hand tenderly feeling my hot head and limbs. I had suffered several fevers between Bagamoyo and Unyanyembe, without anything or anybody to relieve me of the tedious racking headache and pain, or to illumine the dark and gloomy prospect which must necessarily surround the bedside of the sick and solitary traveller. But though this fever, having enjoyed immunity from it for three months, was more severe than usual, I did not much regret its occurrence, since I became the recipient of the very tender and fatherly kindness of the good man whose companion I now found myself.

우리는 한 오두막으로 안내되었다. 박사와 나는 그 오두막을 공유했다. 그날 뒤이어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열병의 공격을 받아서 기억이 희미하다. 우니아니엠베를 떠난 후로 처음이었다. 무캄바가 몇 살쯤 됐을지 짐작해보려 했던 것, 그가 잘 생겼고, 게다가 우리에게 우호적이었다는 것 정도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극심한 고통으로 의식이 혼미한 시간 동안 나는 리빙스턴의 형체가 내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또는 보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의 손이 부드럽게 내 뜨거운 이마와 사지를 쓰다듬는 것을 느꼈다, 또는 느꼈다고 생각한다. 나는 바가모요에서 우니아니엠베까지 가며 여러 번 열병을 앓았었다. 하지만 길고 심한 두통과 몸살을 덜어주는, 또는 병들고 외로운 여행자의 침대를 필연적으로 포위했었을 깜깜하고 음울한 전망을 밝혀주는 어떤 것도 어떤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세 달 동안 열병에 대해 면역을 누린 후에 걸린 이번 열병은 평소보다 더 심했지만, 나는 열병에 다시 걸린 것이 유감스럽지 않았다. 지금 내가 동반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 훌륭한 사람의 매우 부드럽고 아버지 같은 친절을 받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How I Found Livingstone by Henry M. Stanley 



번역을 하고 있다. 시대가 정당성을 부여했을지는 몰라도 진짜 정의의 이름으로는 XXX일 것이라는 저자에 대한 의심과 경계를 풀지 않으며...
그런데 점점 화를 풀고 이해해주고 싶고, 심지어 가끔 위로를 건네고 싶어진다.

상처받은 어린 영혼이 안에 있었구나...
이렇게 순하고 곱게 상처를 드러낼 줄도 아는 인간이었구나...
너무 삐딱하게 봤던 것일까...
너무 쉽게 경계를 푸는 것일까?
정신 차려, 인간이 그렇게 단순하고 순진한 존재가 아니야! 하는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작가는 부모에게 버려져 친척집을 전전하다 고아원에서 자랐고, 어떻게 미국으로 건너가게 됐고, (사람들은 꾸며낸 이야기라고 믿는) 좋은 양부모를 만나 성장하게 됐다고 한다.


12.04.2020

번역을 하며



번역을 하고 있다. 오래 전에 시작했던 것을 마무리하겠다며 열심히...^^

그런데 신기한 일이 있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 싶은 문장이 있다. 직역해서 단어들만 말도 안되게 그냥 늘어놓고 넘어간다. 몇 시간을 씨름해도 달리 방법이 없으니 그럴 수 밖에...
그러고는 다음날 다시 그 문장과, 단어와, 사전을 번갈아 보며 그 문장을 곱씹어 본다. 거짓말처럼 무슨 말인지 알겠다. 전후 문맥으로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알겠는 경우가 많다.
신기한 일이다.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우리말 문장으로 정리가 안 될 때가 있다.
역시 그냥 두고 넘어간다.
다음날 다시 그 문장과 마주하고 잠시 대치.
신기하게 정리가 된다.

번역 문장의 뜻이 읽히기는 하는데 영 표현이 어색해 보이고 마음에 안 든다.
역시 그냥 두고 넘어간다.
다음날 다시 읽어보면 마음에 드는 표현이 샘물 솟듯 나온다.

모두 거짓말 같다. 오늘 될 것이 어제는 왜 안 됐는지...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이젠 잘 안 풀리는 순간에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다시 보면 풀릴 텐데 뭐 하고 넘어간다.

뭐든 잘 안 되면 손 놓고 넘어가야겠다.
마무리는 중요하지만, 뭐든 꼭 그 자리에서 끝을 봐야 할 것 같은 강박은 버려야겠다.

물러서기도 하고 지기도 하고 양보도 하고 타협도 하고, 잠시 포기도 하고...
이겨야 할 대상이 무엇이든, 승리의 과정은 그런 게 아닐까, 아니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끊임없이 생산하는, 이를 악물고 독하게 승리를 쟁취하는 서사에 현혹되지 않길...


<< 번혁하고 있는 책은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