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가 되자 엄청난 소음이 시작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테리어 안내문을 본 기억이 났고, 말소리가 잘 안 들릴 정도의 큰 소음인데 잠시 그러나보다 했다. 그런데 30이 지나고 40분이 지나도 소음은 같은 크기로 계속된다.
관리실에 인터폰을 하니, 공사가 바로 아래층이었고 권위적인 목소리로 "관리실에서 허가한 일입니다"로 내 불편신고를 무마하려 한다.
wrong button... 이해를 부탁받을 수는 있지만 통보나 명령 받을 입장은 아닌데, 뭐라고??? 따다다다... 잘못된 태도를 짚으니 사태를 깨달았는지 곧 출동하겠단다.
몇 분 후, 인테리어 업자를 대동하고 벨을 누른다. 인테리어 업자, 허가를 받았는데 뭐가 문제냐는 태도다. 집집마다 양해를 구했단다. 그날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하니 다른 날을 대며 말을 얼버무린다. 유감스럽지만 그가 댄 다른 날도 집에 있었다. 사람이 소음을 견디는데 한계가 있다며 어쩔 수 없다면 짧게 여러번 하는 방법도 있지 않겠냐 했더니 그러면 하루 종일 공사를 해야한단다. 나도 너처럼 나만 생각하고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고... 어떤 절차로 당신이 공사를 하는 지 알 바 아니고, 당신들의 소음은 양해를 구할 정도를 넘으니 소리를 줄여 공사해라 했더니 한 시간 안에 끝을 내겠단다. 몇 분 남지 않았길래 좋다 하고 실갱이를 끝냈다.
그러고 나니 업자를 대동하고 나타난 경비에게 부화가 치민다. 공사허가를 한 쪽에서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관리를 해야지 업자를 데리고 와서 내개 댓거리를 하게 하느냐, 한마디의 사과도 없는 것 보지 않았냐 했더니, 그쪽도 알았다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다고 한다.
약속한 시간의 십분이 지나도 공사는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 관리실에 다시 항의를 하니 우리는 허가해준 죄 밖에 없단다. 허가를 했으니 관리를 하는게 당연하지 않냐 했더니, 다시 출동하겠단다. 그러더니 연락이 온다. 30분이 더 걸린다고 하니 좀 참아 달란다. 한 시간의 약속은 역시 상황무마 용. 또 잘못된 선택. 참을 수는 있어도 참고 싶지 않게 만든거지...
'내가 아는한 이런 정도의 소음을 일으키는 공사는 허가 대상이 아니고, 공사가 필요하면 소음을 줄이는 방법으로 해야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이 소음이 계속된다면 구청에 신고하겠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젠 자신은 경비원인데 자신한테 그만 따지란다. 그럼 관리실 보고 전화하라했더니 갑자기 통화가 뚝 끊긴다. 그리고 곧 거짓말처럼 소음도 뚝 끊긴다. 소음이 끊기고 나니 귀가 윙윙 울린다. 몇 달전 생긴 이명으로 가뜩이나 귀가 신경이 쓰이는데, 화가 치밀어 오른다.
몇 시간 동안 아무런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폭풍 전야처럼.
그러더니 다시 공사 소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간간히 망치소리도 나고 계속 뭘 갈아내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훨씬 부드럽고 낮은 소리다. 물론 거슬리지만 청각에 이상을 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까 방법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피해는 자신에게 위협이 있을 때나 고려의 대상인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먼지 뒤집어 쓰고 땀흘리며 일하는 모습.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이런 저런 잡다한 주민들의 불편을 듣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은 오늘 일을 마치고 삼겹살에 소주를 기울이며 먹고 살기 힘듦을 한탄할지도 모른다. 성격 더러운 여자 만나서 하루가 더 힘들었다고 하며...
어떤 삶도 만만치 않기에, 먹고 살기 힘들다는 푸념에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어지는 것이 내 마음이지만, 오늘 그들에겐 그 위로가 아깝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삶에 위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