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2015

책: Les Miserables

삼분의 일쯤 읽다 한동안 놓았다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책은 Jean Valjean을 다시 태어나게 한 Myriel 주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After a time, offerings of money flowed in. Those who had and those who lacked knocked at M. Myriel's door,—the latter in search of the alms which the former came to deposit. In less than a year the Bishop had become the treasurer of all benevolence and the cashier of all those in distress. Considerable sums of money passed through his hands, but nothing could induce him to make any change whatever in his mode of life, or add anything superfluous to his bare necessities.

from Les Misérables, Hugo, Victor


Nothing could induce him to add anything superfluous to his bare necessities...


살다보면 그렇게 가볍게 깔끔히, 단정하게 살 수 있는 용기가 생길까?

모자이크

순간순간 희노애락하며 살다보면 내 삶도 무심한 이렇게 무심한 듯 아름다운 모자이크가 되어 있을까?

11.30.2015

드라마를 보다...

송곳...

극적효과를 위한 과장이 좀 있겠지 해도, 그 바탕에 선명히 또렷이 드러나는 현실...
차마 똑바로 마주할 수 없어 외면하려 했음에도 시선을 붙잡아 띄엄띄엄 보게 됐던 드라마...

드라마 내내 아주 악한 부장 놈이 있었다. 드라마 말미에... 그의 악함은 자신의 핏줄에 대한 사랑, 그들을 지키고자하는 본능에서 출발했고, 비인간적인 조직에 이용당하기 쉬운 나약한 인간이었을 뿐이었다는 말을 하고싶어 했다. 그의 직장에 대한 애정 또한 그의 가족에 대한 애정 못지 않았음을. 그의 악행은 나약한 인간의 삐뚤어진 사랑이었으니 용서하시라... 뭐, 그런 말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자신의 아들과 어머니를 절절히 아낀다... 그런 자가 다른 사람의 아들에게 다른 사람의 어머니에게 각목을 휘두르는 폭력을 사주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 모두 잘못할 수 있는 부족한 인간인 것은 맞지만, 모두 가해자고 우리 모두 죄인이다.. 그러지는 말자.
불쌍한 인간인 것은 맞지만, 누구나 상황이 그랬으면 그랬을 수 있어 하며 성급히 감싸고, 이해하고... 그러지 말자.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하고 용서를 구할 때, 그때 용서하자.


11.22.2015

대학...

책을 읽는데...

실제 데이터에 의하면 대학에 다니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 부동산, 채권 등 그 어떤 것에 투자하는 것 보다 더 큰 이익을 돌려준단다. 대학에 가는 것 만큼 믿을 만한 투자가 없다며...

그리고 이렇게도 쓰여있다.
The nation and the economy are strengthened when college attendance is determined by student's abilities, not their families' financial background.

얼마 전, 은근 자랑스러움을 내비치며 돈으로 그야말로 처발라서 자식 대학 보낸 누군가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아버지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 조부모의 경제력이 좋은 대학 보내는 3요소라는 말에 아무런 저항없이 고개를 끄덕이던 엄마들의 모습도 생각나고...

깨끗한, 신선한 공기로 숨을 쉬는 것이이 아니라 온갖 공해로 더럽혀진 공기로 숨을 쉬며 살고 있는 것이 새삼 느껴지며 가슴이 답답하다.

6.21.2015

배움

공부한 것의 빙산의 일각 정도를 기억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 수학을 공부하며 보냈고, 주위에서 가르쳐달라면 가르쳐 주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수학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고 그러다보면 대부분 수학에 대한 넋두리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더하고 빼고 곱하는 것 정도만 알면 살아지는데 왜 그 어려운 것을 하라 하느냐는 것이 대부분의 요지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그런 것' 몰라도 지금까지 잘 살았다고 호언장담을 한다.

경제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전에 경제학에 대한 외부적 압박을 느꼈다면, 수학을 모르고도 잘 살았다는 사람들처럼 경제학의 '경'자도 모르고도 경제활동에 참여하며 잘 살았다는 호언장담을 했을 것도 같은데...

몇 페이지만에 늘 듣던, 너무나 익숙한 어휘들의 의미를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며, 문맹이 달리 문맹이 아니구나 하는 충격과 함께 어떤 신호가 온다.
모르는 삶은 아는 삶을 이해할 수 없겠구나... 살아있는 동안에는 배움 앞에 겸손한 태도를 절대 잃어서는 안되는 것이겠구나...

6.10.2015

위로

9시가 되자 엄청난 소음이 시작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테리어 안내문을 본 기억이 났고, 말소리가 잘 안 들릴 정도의 큰 소음인데 잠시 그러나보다 했다. 그런데 30이 지나고 40분이 지나도 소음은 같은 크기로 계속된다.

관리실에 인터폰을 하니, 공사가 바로 아래층이었고 권위적인 목소리로 "관리실에서 허가한 일입니다"로 내 불편신고를 무마하려 한다.
wrong button... 이해를 부탁받을 수는 있지만 통보나 명령 받을 입장은 아닌데, 뭐라고??? 따다다다... 잘못된 태도를 짚으니 사태를 깨달았는지 곧 출동하겠단다.

몇 분 후,  인테리어 업자를 대동하고 벨을 누른다. 인테리어 업자, 허가를 받았는데 뭐가 문제냐는 태도다. 집집마다 양해를 구했단다. 그날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하니 다른 날을 대며 말을 얼버무린다. 유감스럽지만 그가 댄 다른 날도 집에 있었다. 사람이 소음을 견디는데 한계가 있다며 어쩔 수 없다면 짧게 여러번 하는 방법도 있지 않겠냐 했더니 그러면 하루 종일 공사를 해야한단다. 나도 너처럼 나만 생각하고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고... 어떤 절차로 당신이 공사를 하는 지 알 바 아니고, 당신들의 소음은 양해를 구할 정도를 넘으니 소리를 줄여 공사해라 했더니 한 시간 안에 끝을 내겠단다. 몇 분 남지 않았길래 좋다 하고 실갱이를 끝냈다.

그러고 나니  업자를 대동하고 나타난 경비에게 부화가 치민다. 공사허가를 한 쪽에서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관리를 해야지 업자를 데리고 와서 내개 댓거리를 하게 하느냐, 한마디의 사과도 없는 것 보지 않았냐 했더니, 그쪽도 알았다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다고 한다.

약속한 시간의 십분이 지나도 공사는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 관리실에 다시 항의를 하니 우리는 허가해준 죄 밖에 없단다. 허가를 했으니 관리를 하는게 당연하지 않냐 했더니, 다시 출동하겠단다. 그러더니 연락이 온다. 30분이 더 걸린다고 하니 좀 참아 달란다. 한 시간의 약속은 역시 상황무마 용. 또 잘못된 선택. 참을 수는 있어도 참고 싶지 않게 만든거지...

'내가 아는한 이런 정도의 소음을 일으키는 공사는 허가 대상이 아니고, 공사가 필요하면 소음을 줄이는 방법으로 해야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이 소음이 계속된다면 구청에 신고하겠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젠 자신은 경비원인데 자신한테 그만 따지란다. 그럼 관리실 보고 전화하라했더니 갑자기 통화가 뚝 끊긴다. 그리고 곧 거짓말처럼 소음도 뚝 끊긴다. 소음이 끊기고 나니 귀가 윙윙 울린다. 몇 달전 생긴 이명으로 가뜩이나 귀가 신경이 쓰이는데, 화가 치밀어 오른다.

몇 시간 동안 아무런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폭풍 전야처럼.

그러더니 다시 공사 소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간간히 망치소리도 나고 계속 뭘 갈아내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훨씬 부드럽고 낮은 소리다. 물론 거슬리지만 청각에 이상을 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까 방법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피해는 자신에게 위협이 있을 때나 고려의 대상인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먼지 뒤집어 쓰고 땀흘리며 일하는 모습.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이런 저런 잡다한 주민들의 불편을 듣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은 오늘 일을 마치고 삼겹살에 소주를 기울이며 먹고 살기 힘듦을 한탄할지도 모른다. 성격 더러운 여자 만나서 하루가 더 힘들었다고 하며...

어떤 삶도 만만치 않기에, 먹고 살기 힘들다는 푸념에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어지는 것이 내 마음이지만, 오늘 그들에겐 그 위로가 아깝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삶에 위로는 없다.









5.11.2015

책을 읽다...

이제 친구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할 옛 동료들과 경제학 개론 책을 같이 읽기로 했다. 시작 했으니 끝까지 읽어내는 것이 단순히 어떤 책을 다 읽거나 읽지 않거나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아 학생 시절에도 절대 하지 않던 '미리미리 공부(?)'를 해본다.

이제 겨우 몇 장 읽었지만 재밌다. 젊은 시절 어느 순간에 관심을 가졌더라면 또 해보고 싶다고 한동안 수선을 떨었을 것 같을 만큼.

일반적인 생각이나 관점이 다른 사람들이 거의 대다수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나는 (경험에 의한 주관적인 판단만은 아님. 널리 사용되는 성격 유형 검사의 결과이기도 함) 늘 소통의 갈증을 느낀다. 기본 수다쟁이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만나면, 이 사람은 소통이 되는 사람일까를 확인하느라 말이 많아지고, 어쩌다 소통이 되는 사람을 만나면,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 기쁨과 그동안 밀린 소통을 하느라 말이 많아진다.

다르면 틀리거나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뜻을 세우며 주어진 삶을 살아야 할 것만 같아 그렇게 살다보니, 다른 존재 만으로도 위협을 느끼는지 적개심(?)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고,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며 함부로  말하는 사람도 많고... 답답함이 쌓인다. 게으를 만큼 낙천적이라는 성격(이 또한 주관적 판단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답답할 만큼 뭔가 쌓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오래(?) 살아서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해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이 넌 매우 특별한 사람이니 잊지말라며 해준 말 "Don't let anybody get you down"을 떠올려도 down이 된다.^^ 
아뭏든...


그렇다고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책 속에 있다. 살아있는 사람으로 만날 수 없고, 이웃으로, 친구로 동료로 같은 공간과 시간 속에 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어딘가에 있는 것 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된다.^^
 
Despite this lack of realism - indeed, because of this lack of realism - studying these models(실제를 단순화한 모델) is useful for learning how the human body works.

우리 나라에서 일할 때... 늘 시간은 제한되어 있는 요소이고, 주어진 문제를 풀어야 할 때, 우선 기본적인 것만 남기고 다 쳐내고 생각하자는 내 생각을 (지금 생각해도 이게 그렇게 이상한 생각인지 의아한, 아마 생각은 그렇게 해도 아무 것도 버리거나 포기할 수 없었거나,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지를 몰랐을 수도...) 마침내 이해하고 끝내는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도 했던 한 동료가 떠오르며, 이 특별할 것 없는 한 줄의 글에 아침부터 생각도 말도 많았다. 


5.07.2015

전기

두 시간 동안 무슨 점검인가를 한다고 전기가 끊어질 것이라 하더니 진짜 끊어졌다. 
그러고 나니 평소에 하던 거의 모든 활동을 할 수가 없다.
컴퓨터를 못 켜니 평소 하던 일의 반은 못하는 것 같고, 라디오도 못 듣고 밀린 드라마도 못보고
뜨거운 물이 안나오니 씻지도 못하고 커피기계도 안되고...
청소기, 세탁기 못 돌리니 청소 빨래도 못하고.. .
아니 전기 들어오면 쉽게 할걸 굳이 할일 없다고 힘들게 할 필요가 없고...

커피를 못 마시면 멘붕에 가까운 상태가 되기에, 커피 한 잔을 앞에 둬야 책이라도 봐지기에 어떡하지를 몇 십 번 반복하다 무카포트가 떠올라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실행하려던 순간...
전기가 안들어 오면 가스레인지 불도 못켠다는 것이 생각난다.
뻔히 안될 줄 알면서 하릴없이 켜보니 괜히 가스 새는 소리만 나고 불은 붙지않는다. 

전기 하나에 거의 모든 것을 정지 당하는 이 삶의 형태가 과연 옳은 것일까...
sustainable이 요즘 지향해야하는 삶의 keyword라고 해도과언이 아닌데... 
과연 내 삶의 형태는 그 단어를 고민이라도 하는 삶일까...

세상 모든 삶이 정지했을지라도 내 삶은 계속 되어야한다는 식의 생각 따위는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데 나도 그렇게 사는 거지 뭐... 해도 마음이 편해지질 않는다.

1.17.2015

정리정돈


한동안 쉬던 바느질을 시작했다.


쉬는 동안 점점 잡다한 물건들로 창고가 되어가던 바느질 방 정리를 하겠다 마음 먹었었지만, 몇 달이 그냥 후딱 지나가버렸다. ㅠ.ㅠ


못 본 척 재단을 하다 정신이 사나워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 여러 재료들, 패턴들, 도구들, 가위밥, 자투리 천, 실밥들, 먼지... 정돈이 돼 있어도 순식간에 어지럽혀 지는데, 창고같은 침침한 구석 방에서 일을 하려니...

다 끌어내고, 테이블 위치도 바꾸어보고, 여기 저기 끼워 넣고, 최대한 과감히 버릴 것을 쓰레기 봉투에 담아보지만... 여전히 정돈이 안된다.

잡다한 도구며 갖가지 재료가 많이 필요한 것이 바느질이라 어쩔 수 없는 것도 많지만, 아직은 버릴 수 없는 필요 이상의 것도 많다. 작업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의 적정함과 과함의 경계는 어디일까 싶기도 하고...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정리하고 싶은데... 정리의 기본은 버리기인데, 많아서 정리가 안되는 것인데... 또 무언가를 잔뜩 들이지 않으면 정리가 안될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무엇을 어떻게 들일지 궁리를 하고 있다. 으악~~

한편 이것이야 말로 결핍의 증거지 달리 뭐겠어 싶은 생각이 들지만, 오늘도 그 생각이 이기는 날은 아닌가보다.


정리정돈... 한 가지를 정리하면 정리할 또 다른 것이 생기고... 그야말로 삶의 이슈다...
언젠가 정돈이 되거나, 정돈이 됐다고 느끼거나 하는 날이 오겠지 생각하고 싶다.

1.14.2015

새해

새해가 밝았는데 이렇게 무감각하게 시작된 한 해도 드물지 싶다.



삶의 무게도 자부심도 성공도 실패도 자랑스러워 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으며, 신이 내게 무언가를 말하며 귀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믿으며(믿으려하며) 마음을 순하게 하려 애쓰며 살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