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2015

전기

두 시간 동안 무슨 점검인가를 한다고 전기가 끊어질 것이라 하더니 진짜 끊어졌다. 
그러고 나니 평소에 하던 거의 모든 활동을 할 수가 없다.
컴퓨터를 못 켜니 평소 하던 일의 반은 못하는 것 같고, 라디오도 못 듣고 밀린 드라마도 못보고
뜨거운 물이 안나오니 씻지도 못하고 커피기계도 안되고...
청소기, 세탁기 못 돌리니 청소 빨래도 못하고.. .
아니 전기 들어오면 쉽게 할걸 굳이 할일 없다고 힘들게 할 필요가 없고...

커피를 못 마시면 멘붕에 가까운 상태가 되기에, 커피 한 잔을 앞에 둬야 책이라도 봐지기에 어떡하지를 몇 십 번 반복하다 무카포트가 떠올라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실행하려던 순간...
전기가 안들어 오면 가스레인지 불도 못켠다는 것이 생각난다.
뻔히 안될 줄 알면서 하릴없이 켜보니 괜히 가스 새는 소리만 나고 불은 붙지않는다. 

전기 하나에 거의 모든 것을 정지 당하는 이 삶의 형태가 과연 옳은 것일까...
sustainable이 요즘 지향해야하는 삶의 keyword라고 해도과언이 아닌데... 
과연 내 삶의 형태는 그 단어를 고민이라도 하는 삶일까...

세상 모든 삶이 정지했을지라도 내 삶은 계속 되어야한다는 식의 생각 따위는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데 나도 그렇게 사는 거지 뭐... 해도 마음이 편해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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