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8.2019

시칠리아 여행: 시칠리아를 떠나며




[팔레르모 Falcone Borsellino 공항에서]


드디어 집에 가는 길, 경유지 로마 행 비행기 안.
이륙하자 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시칠리아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섬 북쪽 해안에 있는 공항에서 북쪽으로 비행하니 섬이 순식간에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텐데, 그렇게 빨리 멀어질지 몰랐다. 이렇게 순식간에 시칠리아를 완전히 떠날 줄이야…..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마음이 스스로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고’라는 아주 상투적인 말을 했었을 것 같다.

여행의 끝이 다가오니 모든 것이 고마웠다. 우여곡절이야 많았지만 '그 정도야 뭐, 일도 아니지' 하는 정도였고, 집 현관문 열고 들어가서 짐을 내려 놓을 때 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 기다렸다 말해도 늦지 않다 생각하며 말은 하지 않았어도, 낯선 이방인을 이렇게 마음껏 신나게 구석구석 다니도록 허락해 줬다는 것이, 그리고 몸도 마음도 털끝하나 다치지 않게 무탈히 돌려보내 준다는 것이 마냥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마음은 그저 무덤덤했다. 오히려 떠나는 서운함 대신 집에 간다는 생각으로 들떴다.  그래서 ‘그렇게 다사다난 했던 곳을 떠나는데, 너무한 것 아냐’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울컥이라니, 좀 당황스러웠다. 지금 난 모르는구나, 알 수 없구나, 시간이 지나 마음에 인 바람이 잦아들 때쯤 뜨거운 태양 아래서 뜨겁게 한 달을 보냈던 시칠리아에 대한 내 마음을 알게 되겠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