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2007

paris in the spring time


Pasqua.. 부활절... 이것이 왠 횡재인지 5일을 쉰단다. 가끔 통화하는 사람들은 다들 두배로 바빠졌다고 아우성인데...

stage 시작하면서 지척 밀라노도 한번 안가고 잠잠히 지냈더니 오랫만(? 한달만)에 바람이 쏘이고 싶다. 피렌체를 갈까 하다 지척인 피렌체에서 5일이나 보내긴 왠지 아깝기도 하고, 학교 다니는 동안 꼭 해야할 일처럼 돌아다닌 이탈리아 도시 맛에 좀 질리기도 해서 파리행 비행기 표를 샀다.

프랑스 여행을 하겠다고, 프랑스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장장 9개월을 회식, 잔업 모두 무시하고 결석 한번 안하고 일주일에 세번 프랑스어를 배웠었는데... 그 후로 어언 10년이 흐르고 간혹 기억나던 단어와 표현들도 그 위에 작년부터 배운, 이웃 나라 말이 덧 씌워져 그야말로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이 마당에, 파리 공항이 뭔지, 기차역 이름은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파리 오를리라는 공항에 토요일 내릴 예정이다. 여행 책자도 없고 인터넷도 없고 준비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할수가 없는 상태...

도저히 안되겠어서 집앞 '해바라기(girasole)'서점에서 lonely planet 영어판을 주문해서 이제 책은 하나 있고 어제부터 인터넷도 되는데 너무 늦었다..

그렇게 오래 전에 준비했었는데 이제 김 다 빠지고 기대도 설레임도 준비도 없는 이렇게 어이없는 상태로 파리를 가게될 줄이야. 이런 날 파리는 어떤 모습으로 맞아줄지... 'french kiss'라는 전형적인 맥라이언 영화를 본 후부터 계속 흥얼거리던 'i love paris in the spring time...'을 계속 흐믓하게 흥얼 거리게 될지..

물론 5일 논다고 5일만 놀 내가 아니라 하루 더 붙여 5박6일을 예정하고 있는데, who knows? 너무 좋으면 비행기 표를 날리더라도 며칠 더 놀아버릴 생각이다.. 다녀오고 나서 레스토랑을 바꿀 예정이기도 해서 별로 서둘러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없다.

3 comments:

Chief Seattle said...

와~ 5일간의 파리 여행이라니! 그것도 단촐하게 혼자!! 아주 아줌마의 부아를 돋구시구랴!!! 부럽, 부럽~~

제 생각에는 아마도, 파리에 일단 도착하면 떠난 줄 알았던 불어가 시나브로 돌아오지 싶어요. 안 돌아오면? 그냥 이태리어 영어, 불어 약간 섞어 주면 대~충 통하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우리 로마 갔을 때 생각나네요. 실컷 구경 다니다가 포로 로마노 한참 남쪽에서 해가 졌는데, 그 동네는 식당도 뜸뜸이 있는데다가 가끔 있는 식당들은 금요일 저녁이라 모두 예약이 찼다네? 거기서 피아짜 뽀뽈로까지 걸어갈 엄두는 안 나고, 택시는 안 보이고, 버스는 지나다니지만 도무지 버스표를 어디서 사야 되는지 알아야 말이지? 그래서 지나가는 까만 모자 쓰고 구렛나루 꼬아 기른 아저씨의 길을 막아서서는 영어로 "Where can we get bus tickets? (돕고 싶지만 못 알아듣는다는 표정) Bus tickets? (그래도 영~) Bus?? (미안~)" 헉, 이러다가는 정말 발바닥에 물집 나도록 걷게 생겼다는 위기감에 고등학교 때 배웠던 불어가 수표면 위로 부상! "Je veut aceter.. (으... 표가 뭐더라...)un billet de l'autobus - AUTOBUS" 했더니 갑자기 아저씨 얼굴이 밝아지면서 "아~ 부스!!" 그러며 지갑을 꺼내서 버스 표를 보여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도 마구 야단을 떨며 "Oui, ou? Ou? Acheter ou??" 하니까 그 표를 주시면서 그냥 줄테니까 가져가라고, 우리가 아니라고 사겠다니까, 그냥 가져가라고 손에 쥐어주시더라구요. 참, 그 때 얼마나 고맙던지... 오직 한마디 할 줄 아는 "Grazie"를 연발하면서 몇 번이나 고개 숙여서 인사했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책임져 언니, Stage에서 가게 잘못 만나 받았던 상처 모두 훌훌 털어버리시고, 이번 여행에서는 저희가 경험했던 기분좋은 만남 많이 하시고 재충전해서 돌아오세요!

asterope said...

금요일 밤... 모처럼 들어왔다가 글 남기고 갑니다 ^^ 아.. 봄날의 파리는 또 얼마나 매력적일지... 이 김에,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전공을 바꿔보는 거야요~~
무사히, 즐거운 여행 되시길 기원합니다 !

anna said...

시애틀 capo: 시애틀로 모자라??? 너무 짧아서 아무래도 오기 싫을 것 같아.. 지척인데 비행기 시간이 안좋아 오고 가고 빼면 4일밖에 안되서 ㅎㅎㅎ

gilgalade: ㅎㅎ 도대체 어떻게 읽는지도 생각이 안나서.. 그런 점에선 이탈리아어가 착해서.. 뜻은 몰라도 자신있게 읽을 수는 있잖아요.. ㅎㅎ 도대체 겁만 없어져서 덤비다 길은 잃어버리지 않으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