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2006

why pasta al dente?


파스타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알덴테(al dente)라는 말을 들어보기도 하고 심지어 보통 우리나라 파스타 집에서 주는 것 보다는 좀 덜 삶아진 듯한 꼬득꼬득(?)한 면의 상태를 즐기기도 할 것이다. 알덴테는 영어로 직역을 한다면 'to the tooth'가 된다. 좀 씹을 것이 있는 상태라는 말이 아닐까? 우리가 보통 먹는 국수의 삶기 정도로 본다면 약간 덜 삶아진 상태이다. 면을 잘랐을 때 가운데 가는 실 같은 심이 보이는 상태라 하기도 하고 미국 친구들은 부엌 천장에 던졌을 때 붙는 상태라고도 한다. (그래서 그랬는지 내가 살던 기숙사 부엌의 벽과 천장 군데 군데 말라 붙은 파스타가 있었다.) 내게 알덴테는 뜸 덜들인 밥먹는 느낌이기도 하고 뚝뚝 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파스타 집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친구 말은 알덴테로 내보내면 덜 익었다 complain이 들어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한다 레스토랑에서 al dente로 파스타를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나또한 처음에는 푹 익은 파스타를 좋아했다. 그 위에 빨간 토마토 페이스트로 만든 소스도 모자라 고추가루 뿌리고, kraft 파마잔 치즈가루와 핫소스를 잔뜩 뿌리고... 그런데 먹을 수록 덜 삶은 듯한 그리고 소스는 단순한 파스타를 좋아하게 되었다. 제대로 된 샌드위치는 안에 넣은 재료들의 맛이라기 보다 빵 맛이듯, 제대로된 파스타도 소스맛이라기 보다 면 맛이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탄수화물 diet에 세계 어느나라 사람 못지않게 치우쳐있는 나라의 국민으로, 탄수화물의 씹을 수록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맛을 파스타를 덜 삶을 수록 더 느낄수 있다는 것을 반복적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단지 맛 때문이라면 아무리 남들이 al dente가 맛있다해도 내 입맛에 맞게 먹으면 그만이지만, 알고보니 파스타를 좋아하고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취향을 al dente로 바꿔보려 노력해볼 만한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탄수화물 대사 속도를 나타내는 GI라는 것 때문이다.

GI(혈당지수: glycemic index)는 섭취한 탄수화물의 당분이 체내에서 소화흡수되는 속도, 즉 혈당상승 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최고지수는 100(흰빵이나 설탕)이고, 대체로 가공한 식품은 혈당지수가 높고 통밀빵, 콩, 채소, 과일, 견과류, 낙농식품 등 가공하지 않은 식품은 낮다고 한다. 같은 열량을 내는 탄수화물이라도 GI가 높으냐 낮으냐에 따라 체내 대사 과정이 다르고, GI가 낮은 음식이 우리 몸에 좋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자세한 건 몰라요, 인터넷을 찾아보시길.. ㅋㅋ)

대체로 마른 파스타에 사용되는 밀가루는 GI가 낮은 것이기도 한데 이걸 오래 삶을 수록 GI가 높아진다 한다. 삶는 동안 구조가 파괴되어 소화가 쉬워져 그렇기도 하고 또 GI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 파스타에 들어있는 단백질 글루텐이 수용성이어서 삶을 수록 빠져나가기도 해서 그렇단다.

그러고 보면 파스타의 이상적인 상태라고하는 'al dente'의 정의는 각자에게 먹을 만하며 (아무리 날 것일수록 GI가 낮아 몸에 좋다해도 마른 면을 먹을 수는 없으니까) 가장 덜 조리한 상태라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anyway, 이유없이 비싸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파스타 전문점에 간다면 면을 새로 삶아 알덴테로 달라는 까탈을 한번쯤 부려보면 어떨까? 오래 기다릴 마음의 준비를 하고... 레스토랑에서 보통은 파스타 삶는 시간이 오래걸리니까 빨리 내기 위해서 미리 삶아 식혀뒀다 주문들어오면 소스만들어 거기에 데워서 내보낸다하고, 그런 과정으론 'al dente'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한다. 고급인 척 음식의 원가에 비해 터무니없는 값을 요구하는 그들의 허세에 장단 맞추어 sophisticated한 입맛을 가진 delicate한 사람 행세를 하며 'al dente'의 맛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3 comments:

anna said...

촌스럽다기 보다는 보수주의자인거지. ㅎㅎㅎ 그게 그러니까 자꾸 먹어봐야 맛을 알게되는데... 그러니까 뭐랄까 먹는 것에 관한한 도전적 성향이 없이는 익숙해지기 쉽지않은 맛인 것 같아... ㅎㅎㅎ

Chief Seattle said...

아~ 그러면 밥도 새로 지은 밥이 더 좋다는 게 그 GI Factor 때문이에요? 우리집 '밥돌이' (다른 입맛은 둔한데 밥맛 식별만은 기막힌)가 새 밥 좋아하는 걸 앎에도 불구하고 귀찮아 하루에 아침 저녁 먹을 밥 한꺼번에 안쳤었는데... 갑자기 미안해지네...

anna said...

그런가? 대체로 GI가 낮은 음식이 혈당의 변화를 완만하게 해서 정서적 안정을 준다는 이야기는 본적이 있는데 맛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는 못들어봤거든... 그리고 한번 한 밥이 시간에 따라 GI가 달라지는지도 모르겠고... 에잇, 모르는 건 네이버에게 물어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