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2017

아프리카 여행: 안녕, 2017!

 

2016년 마지막 날, 아프리카 여행의 첫 일정, Ngorongoro 분화구에서의 사파리 후 캠핑

사파리 숙소는 캠핑이나 lodge.
(국립공원 내 호텔 같은 숙박시설을 lodge라 부르는 듯)

야생동물 보호구역 안에서의 캠핑…
사바나의 넓은 들판. 별들이 쏟아질 것 같은 하늘. 야생동물과의 조우.
상상으론 너무나 낭만적일 것 같다. 그래서 2박중 1박은 캠핑, 1박은 lodge.
다시 간다면? 예산이 허락한다면 당연 lodge 다. lodge가 훨씬 더 낭만적이다. ㅎㅎ

20161231-258[Ngorongoro lo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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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rongoro lodge에서 보이는 분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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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rongoro lodge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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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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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나무. 뒤에 보이는 파란 지붕이 샤워시설. 뜨거운 물 안 나왔음. ㅠ.ㅠ]

내린 비로 땅이 젖어있다. 밤이 되니 기온도 내려가고 이슬이 내려 더 축축하다. 가이드들이 미리 쳐놓은 텐트를 여니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매트리스 두 개가 깔려있다. 손님이 바뀌었다고 세탁 같은 것을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은 메트리스 커버. 감히 들어갈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룸메이트 J가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어차피 들어갈 것, 반대편 매트리스에 배낭을 던지고 들어가려 하는데, 굳이 어느 쪽에서 잘 거냐고 묻는다. 편한 대로 하시라 했더니, 냉큼 자리를 옮겨 내가 배낭을 놓은 쪽에서 자겠단다. 왜 저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자신이 앉았던 쪽 매트리스 한 귀퉁이가 좀 심하게 젖어있었다. (그때는 설마 했지만, 나중에 보니 그럴 사람이었다. 처음 봤다 싶을 만큼 몰상식하고 교활하기까지 한… ㅠ.ㅠ) 내 침낭이 있으니 깔고 어떻게 몸은 누이겠지만, 한 발을 들여놓을 자신이 없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발을 들여놓으니 심지어 슬퍼지려… ㅠ.ㅠ 경험삼아 한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진짜 슬펐을 것 같다. 짐 내려놓고 침낭 펴고 조금 있으니 차츰 적응이 된다. 기특한 나.^^ 하루 밤을 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ㅎㅎ

각 사파리 팀마다 자신들만의 cook이 있다. 부엌과 식당이 분리되어 있다. cook들은 부엌에 모여 각자의 손님들을 위한 요리를 하고, 우린 식당에 자리잡고 날라다 준 음식을 먹는다. soup, salad, 빵, 쌀, 튀긴 생선, 감자, 익힌 채소 등등… 나쁘지 않다. 다행히 향신료를 쓰지 않아 맛이 무난하다.

New Year’s party를 하자고 캠핑하는 사람들끼리 돈을 걷어 마실 것과 먹을 거리를 장만했지만 이래저래 사정이 여의치 않다. 일단 만난 지 며칠 안 돼 서로 낯이 설고, 식당은 너무 붐비고 소란스럽고, 조용히 모여 앉을 장소가 마땅치 않다. 밖은 너무 캄캄하고 춥고, 야외를 즐길만한 시설이 없다. 서울에서 볼 수 있는 별보다는 훨씬 많은 별이 있기는 했지만 식당 불빛과 구름 때문에 보이다 말다 한다. 시차에다 하루 종일 아프리칸 마사지(포장되지 않은 길을 달리는 차가 덜컹거릴 때 마다, 현지 가이드가 African free massage라며 즐거워 한다.)를 받으며 이동하고 game drive하며 쌓인 피로도 만만치 않다. 누군가 일대에 버팔로가 있다 해서 찾아 나섰으나 반짝이는 초록 눈으로 저기 무리가 있구나 짐작만 할 수 있을 뿐,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일단 텐트에 들어가서 쉬다 별구경을 하러 나오자 하고 각자 텐트로 가기로.

잠들기 전. 계속되는 J의 무례한 언사를 방치하면 안될 것 같아 말했더니, 끝도 없이 늘어지게 변명을 하며 그런 자신을 이해해 달란다. 이때만 해도 이기적이고  민폐형 캐릭터이긴 해도, 즐거운 아프리카 여행을 위해 한 결심이 있기에 그래보마 하고 잠이 들었다.

텐트 밖이 소란하다. 아마도 2017년 맞이 count down. 곧 happy new year을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축축하고, 춥고, 피곤하고, 몸이 일으켜지지 않는다. 별이고 새해고… 그냥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캠핑 장을 지키는 것 같은 커다란 나무 뒤로 2017년의 첫 해가 떠오르며 맞아준다. 태어나 처음 보는 새해 일출을 아프리카에서 보다니… 2017년 1월 1일!!! 응고롱고로, 널 기억할게. 좋은 한 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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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1일. 응고롱고로에서의 일출]

캠핑장 여기저기 무리 지어 초록으로 반짝이던 눈만 보였던 버팔로들은 이미 어딘가로 사라지고, 헌팅 트로피를 닮은 버팔로의 유골들만 여기저기 눈에 띈다. 다시 잘 일이 없어서 그런지, 오들오들 떨며 숨쉬기도 싫은 텐트 안에서 자야 했던 악몽 같은 기억은 이미 없다. J의 몰상식함도 그녀의 문제. 그저 풍경으로만 바라보는 캠핑장이 참 아름답고 평화롭다. 마음은 이미 오늘에 대한 기대로 즐겁다. 세렝게티에서 많은 동물을 만날 수 있길…. 제발 big five를 보여주길…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밤엔 lodge에서 깨끗이 씻고 편히 잘 것이라는 기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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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의 뿔. 이곳이 그들의 땅이라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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