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2017

아프리카 여행: 첫 발을 딛다



드디어 아프리카 행 비행기에 올랐다.
홍콩을 거쳐 에디오피아 아디스 아바바까지 가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가는 여정이다. 홍콩에서 동양인 승객들이 내린 빈 자리를 아프리카 사람들이 채운다. 아프리카 행 비행기가 맞나 보다. ㅎㅎ 아디스 아바바 공항. 인구 분포에서 아프리카 사람이 압도적적인 것이 몹시 낯설다. 아프리카가 맞나 보다. ㅎㅎ 당황스러울 만큼 회피할 의사가 없는 시선들. 많은 긴장과 약간의 흥분. 혼자였다면 분위기에 압도당해 아마 패닉 상태가 되지 않았을까?

아디스 아바바 공항

킬리만자로 국제공항.
12월 29일 밤 비행기로 출발해서 12월30일 낮에 도착. 두 번의 경유를 생각하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프리카가 멀다는 것은 심리적 거리였을 뿐, 물리적 거리가 아니었던 것 같다.

오랜 준비, 염려, 비행 끝에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졌던 아프리카 땅에 내딛은 첫 발. 세상에 이렇게 이분법 적인 곳을 본 적이 있었을까? 비행기 밖으로 나오니 땅과 하늘 밖에 없다. 평평한 땅 위에 하늘이 가득하다. 저절로 숨이 크게 쉬어진다.



국제공항 청사가 시외버스 터미널 같은 것은 뭐 별로 신기할 것도 없는 일이다.

순탄지 않은 과정을 거쳐 한참을 기다려 비자를 받고 공항 밖으로 나오니 호텔에서 나온 차가 기다린다. 직원이 자신을 소개하고,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환영의 인사를 건낸다.


악수…
국립의료원 의사선생님, 뇌수막염 예방접종을 권하며, 안 맞을 거면 악수를 하지 말거나, 하고 곧 손을 씻으라나… 물론 에디오피아에 한정된 말이긴 했지만, 악수를 하지 말라니??? 그냥 주사를 맞자 하고 맞고 나서 알게 된 주사 값에 깜짝 놀라 순간 후회를 하긴 했어도, 맞길 잘했다고 여행 내내 악수를 할 때마다 생각했다.


차가 작아 보여, 짐은 어쩌려고… 하는데 짐을 차 지붕 위에 싣기 시작한다. 최소 20kg은 되는 것을 키보다 높이 20개 이상 들어올리려니 중심을 잃고 휘청휘청. 다 올리고는 천막 같은 것을 뒤집어 씌워 밧줄로 대충 묶는다. 아프리카니까 볼 수있는 광경? 약간은 충격적? 그들이 나보다 힘이 얼마나 더 센지는 모르겠지만 힘들어 보이기는 마찬가지. 무사히 다 싣기는 했는데 또 한편, 떨어지면 어쩌지하는 생각도 든다. 천막을 씌웠다 해도 달리다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말은 안 해도 모두 같은 걱정을 하는 것이 표정으로 읽힌다. 아무튼 첫 번째 목적지 Arusha까지 무사히 도착.


직원들이 가방을 내리고 있다.

비용을 지불했다고는 하지만 그런 중노동 서비스가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꼭 이래야 할까?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이것이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많은 묻지 못한 질문들 가운데 첫 번째 질문이지 않았을까?
아프리카가 보고 싶었을 뿐인데, 본이 아니게 누군가를 부당하게 부리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부리고 이용하는 장면을 TV나 영화나 책 속에서 너무 많이 봤다)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닌지, 어려운 동네에 와서 돈 있다고 유세를 떠는 꼴의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닐지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데 이런 불편한 마음은 여행 끝까지 순간순간 떠올랐다. 물론 표정은 늘 맑음을 넘어 쾌청으로 유지하려 애썼지만. 좋아도 마냥 좋을 수 없고, 싫어도 고마워도 그냥 싫고 고마울 수 없고, 잘 못한 것 없는 것 같은데 왠지 미안하고, 뭔가 자꾸 복잡해지는 마음 또한 아프리카 여행의 일부라는 것을 알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