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 어떤 나라도 그 나라 사람을 만났을 때 기본 예의(?)를 지킬 만큼의 상식을 갖추지 못한 채 여행하고 마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Zimbabwe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 차를 운전해준 내가 좋아하는 George가 '너 내일 내 나라에 가네'라고 말한 이 후, 짐바브웨가 George의 나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나라가 되었지만, 뭘 대단히 알기엔 이미 늦었다.
아뭏든 어떤 나라든 너무 모르는 것이 여행하며 만나는 그 나라 사람들에게 좀 염치가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관광에는 큰 지장이 없었으나, 그 나라에 대해 한가지는 꼭 알아야했다. 어떤 돈을 쓰는지..
누군가 짐바브웨는 자기 나라 돈만 제외하고 다른 나라 돈을 다 쓸 수 있다고 농담을 한다. 자료를 찾아보니 남아프리카 rand, 보츠와나 pula, 미국 달러, 영국 파운드, 유럽 유로, 일본 옌 까지 쓸 수 있다고 나온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 자신들의 화폐를 폐지했다고...
남아프리카 돈도 있었지만 미국달러가 편해서 달러를 썼는데, 묵던 호텔에서는 미국 달러를 받고 거스름돈도 달러로 주었다. 그런데 지폐를 얼마나 어떻게 쓴 것인지 그렇게 '더러운' 돈을 처음 봤다. 돈인데 받기가 싫고, 받아도 지갑에 넣기가 싫어, 그대로 호텔 방 탁자 위에 놓았다 tip으로 남기고 왔다. 말 그대로 더러워서...
누구도 그 모양을 보기 전에는 돈이 얼마나 더러울 수 있는지 상상 불가.
그나마 더러운 돈이라도 달러로 거스름 돈을 준 것은 다행이었다. 대개 달러를 받으면 거스름 돈이 없다며 짐바브웨돈으로 거스름 돈을 주려했다. 짐바브웨 돈은 화폐라기보다는 달러 수량이 모자라 달러와 1:1의 가치로 사용되는 '그 무엇'이라고 한다. 아무튼 그것은 짐바브웨를 떠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데다 그것을 쓸 시간도 없기 때문에 안받으려 하면 금전 수납기 까지 보여주며 달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 가게에서 T셔츠를 샀는데 역시 달러 거스름 돈이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어 귀한 1불짜리로 액수를 맞춰 계산했다. 잠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중, 일행 중 다른 사람이 달러를 내자 점원은 역시 짐바브웨 돈을 거슬러 주려하고, 돈 낸 사람은 달러로 받으려는 실갱이가 벌어졌고, 그 소리에 점원에게 금방 내가 낸 잔돈이 있지않냐고 다그쳐 물으니, 한참을 머뭇거리다 마지못해 금전수납기 밑에 감춰둔 달러를 꺼내 거스름 돈을 내주었다. 그만큼 '그 것'의 가치는 그들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아뭏든...
가이드가 이 나라에 100조달러 화폐가 있다 한다. 인플레이션이 심하던 시절 발행된 가장 고액권의 지폐. 당시 미국 1달러의 가치도 안됐었다 하는데 요즘 관광객들 사이에 기념품으로 수요가 많아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비싸졌다고 한다. 위폐의 여부를 물으니 당당히 위폐일 가능성은 없다하는데, 그렇다니까 그러려니 했지만 그닥 신빙성이 있게 들리지는 않았다.
아뭏든 원하면 구해보겠다고 하여, 20불 이하면 한 장 사겠다 신청을 했는데... 신청한 수량보다 적게 구해져서 제비뽑기를 해야한단다.
재미삼아 신청한 것이라 당첨 되도 그만 안되도 그만이라 생각하고 뽑았는데...
행운의 7번... '와~ 번호가 좋군' 이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꽝'임을 알려준다.
포기한 사람들이 있어 내가 유일하게 꽝이라는 사실까지 덧붙이며...
차라리 꽝이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는데 그 상황을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갑자기 기분이 언짢아졌었다.
from wiki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안.
가이드가 돌아다니며 당첨자들에게 100조달러를 걷는다. 위조지폐란다. 걷은 돈을 보니 시리얼 넘버가 모두 같다. 알고보니 모두 돈의 상태가 조악하여 위폐가 아닐까 의심을 했던 상황. 그런데 가짜니 진짜니 따지기 곤란해서 서로 말을 안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시리얼 넘버가 같은 것을 발견됐다나...
아프리카인데... 장사꾼들이 거짓말을 얼마나 잘하는데... 위폐가 왜 없겠어. 신용카드를 순식간에 복제한다는데, 칼라복사기로 그까짓 것 하나 복사를 못하겠냐고... 난 기린뿔로 만든 것라고 속아서 산 목걸이도 있는데... ㅎㅎ 건너편 장사꾼이 불쌍했는지 기린이 뿔이 어딨냐고 알려줘서 속은 줄 알게됐지만 말이야... 그런데 플라스틱은 아니라고, 동물의 뼈는 뼈라고 위로도 해주었지... ㅎㅎㅎ
진짜를 구해 바꿔주겠다 하지만 글쎄... 차라리 물리고 돈을 돌려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지... ㅎㅎ
아뭏든 결론은 그날 행운의 제비는 그들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이었다는 것.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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