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돌아와서 보니 체중이 그대로다.
마음껏 먹어도 활동량이 많으니 유지가 되었다 결론을 내리고, 다이어트는 끝이라고, 활동량을 늘리겠다고 선언을 했건만, 여행은 여행이었고, 일상은 일상으로 이어져 지난 일 년간의 다이어트 습관이 버려지지 않는다.
아마도 세렝게티였을 것이다.
도시락... 샌드위치, 과일, 닭튀김, 캔디 바, 빵, 주스, 물……
그런 것들이 구색 맞춰서 들어있으나 그다지 구미를 당기지는 않는다. 그 가운데 몇 가지 만 먹고 남은 음식을 쓰레기로 분류했더니, 우리 사파리 여행사 사장이 와서 ‘우리는 음식을 버리지 않아’ 하며 챙겨간다. 그 말과 그 말을 하는 표정이 충격을 준다. 험상궂게 생겼어도 늘 유쾌했는데, 굳은 표정이었고 어조는 단호했다. 누군가는 가이드 중 한 명이 쓰레기 통에서 버린 음식을 꺼내는 것을 보았다 한다. 그리고 곧 우리가 남긴 음식을 일하는 사람들이 먹는 상황이라는 눈치가 왔다.
이후로도 우리의 여행을 돕는 사람들 몫의 음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먹고 나면 먹는 장면을 많이 목격했다. 그리고 내 몫을 양보가 아니라, 못 먹을 것 같아 거절할 때 지나친 감사를 받아 당황하기도 했다.
허기로 욕심껏 접시에 음식을 담아 남겼을 때, 많이 부끄러웠고, 뭐든 안 먹을 거면 내어 놓고, 되도록 조금의 잉여도 발생하지 않을 만큼의 음식을 취하려 애썼다.
오늘 아침.
다이어트인지 매일 배고픔을 견디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조금만 차린다 차렸는데도, 먹는 도중 더 이상 먹기 싫다는 신호가 온다.
조금만 더 먹으면 되는데, 일용할 양식이 없어 굶는 사람들이 있는데 마저 먹을까, 먹어 버리느니 그냥 버리자는 다이어트 원칙을 지킬까 고민하다 결국……
버렸다.
버리고 말았다.
| 마사이 학교. 사진 찍고 손을 잡으니 뭐라 속삭인다. 잘 들어보니, 1달라. 미안하다 하니, 다음엔 음식. ㅠ.ㅠ |
| 뭐든 안 주는 것이 좋다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살짝 사탕이라도 쥐어 주던 분. 그래서 늘 동네 아이들의 친구. |
| 뭐래도 얻을 것이 있을까 투어 차량에 몰려든 아이들 |
우리가 먹고 남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여행 도우미들.
사탕 하나에 날듯이 뛰어 오르며 기뻐하던 꼬맹이.
외면해야만 했던 배가 고프다 구걸하는 손길, 눈빛.
여행은 끝났고 난 나의 일상으로 돌아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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