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2006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


9일을 병원에서 보낸 다음날 남산 기슭에 있는 국립극장으로의 외출. 난생처음 가본 국립극장은 이름이 주는 classic(?)하리라는 선입견을 넘는 멋진 공간이었다. 그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보상이 되었는데 거의 최고라 손꼽히는 배우가 출연하는 뮤지컬까지... 아쉬움이 없어야하나 그런데...

공연 자체만으로는 뭐, 뭐라 딱히 꼬집을 것은 없다. 극장 훌륭하고, 무대 장치, 의상 깔끔했고, 연기 흠잡을 데 없고, 뮤지컬 배우들 성량도 풍부했고... 굳이 들자면 멀리 앉아서 배우들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는 것. 그거야 대한민국 국민들의 문화활동 이상열기에 적응하지 못한 내 탓이고... (평일 공연 조차도 한달 반 전에 좋은 자리 표를 구할 수 없었다.) 배우들의 발음이 때때로 이상했다는 것. 정확하지 않거나 ㅈ->ㅊ ㅅ->ㅆ 현상이 좀 과하게 느껴졌다는 것. 뭐 그 정도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인데 우리 배우들이 우리말로 바꿔 한 것 뿐이란다. 딱 브로드웨이 뮤지컬 같았다. 노래할 때 발성법까지... 이런 경우 original과 identical하게 하는 것이 잘 했다고 해야하는 것인가? original과 유사한 quality를 한국에서 즐긴다는 것에 의미를 두라는 것인가?

그래도 예술인데 독창성, 창의성이 있어야하는 것이 아닌지??? 물론 뒷 이야기야 어떻든 상관없이 절대적인 감동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경우는 내겐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떤 대상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구성해서 표현된 결과가 공연 예술인데... 공연 내내 이 production team은 original을 그대로 따라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을까 싶은 것이 그다지 즐겨지지가 않았다.

어떻든 공연의 흥행은 대 성공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람들은 환호하고 열광했다. 그렇지만 난 original을 보고 창의적인 노력의 흔적을 확인한 후 비로소 이 공연팀에 기꺼운 마음으로 환호의 박수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1 comment:

Chief Seattle said...

역시 책임져 여사는 까다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