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전날 일요일. 저녁을 같이 먹는다고 식구들이 모였다. 올케가 가방에서 카네이션을 꺼내며 진O를 부른다. 할머니, 고모 카네이션 드려야지 하며. 유치원에서 카네이션을 만들어 왔길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드리자니까 고모줘야한다며 안된다고 했다 한다. 꽃이야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지만 꼬맹이 녀석의 마음이 기특해 고모는 흐뭇하기 그지없다. 키우지도 않았으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아기 때는 세상에서 고모가 제일 좋다하고, 엄마가 뭘 뜻하는 말인지 모를 땐 저를 낳은 사람이 고모라 하기도하고, 대문에 들어서자 마자 고모부터 부르며 달려와 그렇게 졸졸 따라다니더니, 이제 컸다고 형들, 누나들과 놀기를 더 좋아한다. 게다가 누가 제일 좋냐고 물으면, 묻는 고모의 마음은 조금도 아랑곳 하지않고 주저없이 '누나'라고 한다. 누나는 이만큼 좋고 고모는 요만큼 좋다나... 게다가 이젠 유치원 여자친구도 고모 앞에 세워 고모를 더욱 섭섭한다. '흥!, 그럼 고모 로보트도 공룡도 안 사줘야지~~'라는 유치한 협박으로 빼앗긴 것을 되찾아보려 하지만 이제 늦게 아무리 '고모가 제일 좋아'라는 말을 들어도 이미 상처받은 마음(^^)은 달래지지 않는다.
그래놓고도 이 고모는 유치원에서 만든 종이꽃에 담긴 변덕스런 마음 한조각에 순간 그 동안의 서운함 모두 잊고 무방비 상태로 '역시, 세상에서 우리 진O가 가장 예쁘다니까' 한다.
자식을 낳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부모의 마음이란 것도 이런 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늘 바라보게 되고 살펴주게 되고, 바라보는 것 만으로 흐뭇하고 기쁘다가, 속도 썩고 섭섭해지기도 하고, 그래도 눈을 뗄 수 없고. 그러다 그 자식이 재롱 한 번 떨고, 기특한 짓 한 번 하면 그것으로 모두 잊고 마냥 행복해지는... 고모 마음 보다는 훨씬 더 깊고 넓다는 것이 다르겠지만. ^^
1 comment:
올케분 마음도 고맙네요... 고모 카네이션까지 챙겨주고... 전 아직 조카가 없어서 그런 애틋한 마음은 못 느껴봤는데... 요즘들어 아기들에게 눈이 많이 가는 걸 보면, 나중에 생기면 엄청 이뻐하지않을까싶어요 ^.^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