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2006

Arrivederci, 연애시대 e la televisione!


연애시대가 서운하게 끝났다. 은호와 동진이 삶에서 서로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동진은 새장가까지 가야했다. 어떤 사람들은 재혼을 했으니 뒤 늦은 후회 정도로 드라마가 끝났어야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나본데, 내 이성은 뭐라할지 몰라도 마음은 절대 그걸 원하지 않았다. 유치하다해도 'happy'하지 않은 끝은 마음이 아파서 싫다. 돌이킬수 없는 사랑이 얼마나 괴로운데. 얼마나 사람의 영혼을 메마르게 하는 일인데. 한 사람에게 본의 아니게 깊은 상처를 주었지만 자신들의 행복을 찾았다는 것에 도의적 잣대를 들이대고 싶지 않다. 동진의 새 부인 유경도 의미없는 결혼의 매듭에 매달려 은호의 흔적에 황폐해지기 보다 동진을 떠났다. 스스로를 아끼는 현명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해서 지호의 표현처럼 나로부터 받은 청승.내숭형 이라는 그간의 오해를 벗었다. 짤막한 편지 한장 남기고 떠남으로서 속 깊고 자신을 사랑하는 멋있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내게...^^ 은호와 동진, 그들이 마침내 행복한 모습을 마지막 회에서라도 보고 싶었는데, 가까이 그리고 오래... 그날 따라 그들의 독백도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했는지 덜 느껴졌고 내내 그들은 멀고 뿌옇기만 했었고 몹시 서운했다.

다음날 새벽, 무지 피곤했지만 요가 후의 가벼움을 알기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요가를 다녀오는 길. 머리는 맑아지고 비로소 그 날 아침이 희망찬 아침이 되고나니 백수임에도 불구하고 잠이 모자라 피곤해한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늦게자고 일찍 일어나고의 반복.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TV.
연애시대도 끝났는데 이 참에 TV를 끊어볼까? 하는데 까지 생각이 미쳤다.

TV없는 기쁨을 안다. 1년 가까이 본의 아니게, 아니 처음엔 본의 아니게 나중엔 본의로, TV없이 살아본 적이 있다.
TV가 끊겼을 때...(TV는 집에 돌아오면 유일한 친구였기도 했지만 친하기도 했다.^^) 화를 냈다, 현대인에게 예고도 없이 TV를 끊는 것은 전기나 가스를 끊는 것과 같이 비인간 적이라며. 그리고 케이블 방송회사 Media One(아마도 그럴꺼다)에 앙심을 품었다, 두고보자 그렇다고 Cable을 신청할 줄 아냐며... 며칠은 좁은 아파트를 돌고 또 돌고, 앉았다 일어났다, 화장실 갔다 부엌 갔다... 그러며 보낸 기억이 있다.
시간이 남으니 우선 책을 읽게 됐다. 물론 TV를 통해 말을 배워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조금 있던 시절이이긴 했는데 그냥 책을 읽었다. 그리고 다른 책들도 많이 읽게 됐다. TV보기는 남이 던져주는 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일로 매우 수동적인데, TV가 없으니 TV가 메꾸어 오던 시간에 원하는 것을 찾아서 하게도 됐었고 해야하는 일을 TV에 매달려 미루는 경우도 줄었다. 내가 일하지 않는 시간의 주인이 된 것이다.

TV를 보지않겠다고 결심한 것도 아니고 심지어는 즐거운 마음으로 보겠다고 마음까지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MBC, KBS, SBS를 보며 'feel guilty'하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아무생각 없이 보려고 해도 심지어 긍정적으로 보아주려 해도, 어느 순간 지금 내가 뭐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하지않을 수 없게 한다. 내용도 내용이고 사람들도 사람들이거니와, 특히 오락프로에서 스포츠 명장면 순간포착도 아닌것을 많아도 두번이면 충분할 것을 세네번 심지어는 대여섯번을 반복해서 보여주면 짜증이 밀려온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소위 엘리트라는 인간들이 시청자들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면 이런 식으로 방송시간을 늘리고 있을까 싶은 것이. 흉내 내는 것을 탓하고 싶은 것은 아닌데, 베끼려면 좀 좋은 것을 베낄 것이지 저급한 일본 오락프로 그대로 따라하는 것도 짜증나고. 그런데 난 왜 저런 TV에 매달려 잠도 못자고 피곤해할까?

마음 아파하며 울며 웃으며 보던 연애시대도 끝난 참에 무차별적 TV보기도 그만 해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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