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2007
vineria derthona
일주일 쯤 offline이다 드디어 online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어떤 것이든 보이든 보이지 않든 끈에 매달려있다는 것은 구속이기도 하지만 안정감을 주는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어딘가에 연결된 단말기 앞에 있다는 것이 이렇게 큰 위안이 될줄이야.. ㅎㅎㅎ
두달동안 있던 Costigliole, Asti를 떠나 조금 먼 옆동네 Tortona, Alessandria라는 곳으로 왔다. 우연이 만났던 Asti 택시운전사 Nico아저씨의 택시를 예약해서 난생 처음으로 발을 디딘 곳... 그런데 주말마다 몇개의 마을 도시들을 헤메고 다닌 보람인지 이탈리아 도시들이 너무 익숙하다. 낯설지만 낯설지않음. 뭐 그런 느낌이다.
이유로 며칠 사이에 많은 사람을 만났다.
vineria derthona의 사장님 부부... 나이가 꽤 있어보이는 아저씨는 reserved한 성격의 사람인 것 같았으나 첫인상과 다르게 만날때 마다 염려하는 시선을 보내준다. 부인 마리카. 남편에 비해 많이 젊어보이는 명랑하고 쾌활한 아줌마다.
집주인 아저씨 부부와 딸. 명랑하고 친절한 딸. 세탁기와 오븐의 사용법을 잘 모르는 것에 대해 무척 미안해 했던 해부학인지 외과인지 (말이 딸려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음) dotore라는 명랑하고 친절한 주인집 아저씨. 기운없어 보이는 주인집 아주머니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부담스럽지만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부엌에서 같이 일하는 요리사 넬리나. 그리고 보조 이바나, 라나, 마리엘라. 주문이 몰려들땐 딴나라 사람들 같지만 그 밖의 시간엔 친절하기도 하고 변덕스럽기도 하고 수다스럽기도 한 아줌마, 할머니.. 들이다.
서빙을 맞는 체구가 내 두배만한 소피아, 안젤라, 발레리오, 그리고 쟌니. 발레리오가 호기심과 치기로 괜한 시비를 걸어오기도 했으나 어느새 가장 편한 사이가 됐고, 약간 flamboyant한 쟌니는 말투나 행동에서 보이는 쌀쌀한 인상에 비해 친절하고 후하다.
넬리나, 이바나, 라나 등등... 그들과 이제 팀이 되서 움직여야한다.
5일째의.. 부엌에서 신참 견습생으로 해야하는 일, 모두를 한다. 설겆이, 무거운 것 드는일, 높은곳에 있는 물건 넣고 빼는 일을 제외하고...
Vineria Derthona... 절대 장식을 하면 안된다던 접시 가장자리에 prezzemolo와 치즈를 휙 둘러 뿌리고, 호박, 당근, 콩 만 덜렁 넣어 올리브오일에 볶은 파스타를 둘이 먹어도 남을 정도로 산처럼 쌓아 내보내는 것을 목격한 순간 과연 이 레스토랑을 어떻게 positioning하는 것이 적당할지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을 생각하다 '아, 감자탕집! 맞아 딱 그거야' 싶다. 3박4일 고아서 만든 국물에 이것 저것 푸짐하게 넣어 한 양푼 푹 퍼주는... 이태리식 감자탕 집이다 싶다. 푹 삶은 온갖 부위의 고기를 푸짐히 얹은 메뉴도 있고, 송아지 종아리를 푹 소스에 찜해서 내보내기도 하고.. 대부분의 접시가 둘이 먹어도 남을 정도다... tradizionale하기도 하고 후하기도 하고... 그다지 격식이 있지도 않고...
Vineria Derthona... 한편 생각하면 스테이지 할 곳의 조건을 모두 만족 시켜 할말을 없게 하기도 한다. 인터넷 되는곳, 집에서 할 수는 없어도 레스토랑 break에 얼마든지 할수 있고.. 도시안이거나 도시에서 가까울 것, 크지는 않아도 완전 tortona centro에 있고 기차 한번으로 토리노는 한시간 반, 밀라노는 한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 일요일에도 버스가 다닐 것, 기차역이 걸어서 10분 정도 밖에 안걸리니 버스에 비할 바가 아니고.. 치즈와 와인을 알수 있는 곳일것, vienria가 wine bar라는 뜻이니 그것에 대한 불만도 더이상 표현 할 수도 없고... 게다가 오자마자 보안이 전혀 없는 레스토랑의 키를 선뜻 맞기는 열린 태도의 사람들을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렇지만... 감자탕집을 연상시키는 곳에서 4개월을 보낸다 생각하니 조건의 목록에 포함되지도 않던 fancy한 접시가 아쉽다...
6 comments:
어떻게 여기는 한글이 춤을추네...
잘 안 읽어지는 꼬부랑 글씨도 좀 있다만 그래도 훨 낫네.
그럼 언니 이제 이태리어도 쏼라쏼라???
멋진걸..
우린 내일까지 연봉싸인이얌.
그동안과 다르게 이번에는 프로젝트 싸이트로 싸인을 받으러 오신다네.
하필 내가 싸이트에 없을때 말이쥐...
내일 아침에 싸인하러 들오라고 하니 본사로 출근했다 와야할 듯.
당분간 블로그 통해서 연락 주고 받으면 되겠당.. 잘됐네.
따신 봄이라 좋아. 언니 잘 지내..
언니랑 넘 안어울리는 곳으로 가게 된거 아니에요?
감자탕집이라니...언니의 아담하고 귀여운 이미지라는 영~~~
어제 약간 우울한 일이 있었는데...
언니 글이 올라와서 ^^ 좀 기분이 좋아졌어요^^
진짜 7월에 김**수석님 따라 이태리 가고 싶은 맘이 굴뚝같아 져요 ..
어디가서 기분 전환 확 했음 좋겠다...
그곳에서 재미난 일들 많이 많이 만들어서 올려주세용~~~~~~~~~~~~
히~~~: 이태리어는 쏼라쏼라가 아니고 쏴~~~아~~알~~~라~~~ 뭐 이런 속도지... 하고싶은말 사분의 일도 못하고 분한일 있어도 꾹 참고 마는 과묵하고 신중한 그런 시츄에이션.. ㅎㅎㅎ 그래도 이태리 사람들의 기대수준이 낮아 잘한다고 이탈리아어에 관한한 매일 칭찬받아.. ㅎㅎㅎ
써니: 무신 우울한 일일까요... 김**수석이란 내가 아는 그녀가 혹시 승진? 그렇다면 certamente cosa da fare festa...
얼마전 분위기를 중시 여기는 팀내 일부 여인들의 주도로 처음 가 본 강남역 노리타 가든.. 혹 언니도 그곳을 알고 있는지.
누군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파스타에 대한 첫인상은 처음 먹어 본 그것이 어떠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는데, 사실 모든 음식이 다 그런거 같아. 하여간,, 그곳에서 먹어본 깔보나라.. 본토발음으로 어찌되었건, 촌시런 내 입맛에 너무 딱인것이야. 고소하고 고소하고 또 고소한,,, 전혀 느끼하지 않더라구. 핏자도 나름 괜찮았고...
그래서 어제 여고 동창들을 또 거기서 만났다는 거 아냐. 나란 존재가 그런곳을 어찌 찾아냈는지 다들 의아해 하면서, 분위기에 반하고, 맛에도 그럭저럭...
근데 사실 어제는 첨 먹어본 그 날의 그 맛이 아니더라구. 그래도 다섯이서 나름 괜찮게 놀다 찢어졌다.
메뉴가 파스타이다보니 언니생각이 많이나고, 여러조직에 속한 여인들이 각자 속한 조직에 대한 여러 아픔들을 토해내고, 그냥 옛날얘기 하면서 깔깔거리고,,, 나이를 잊은 시간이었어. 강북서 수학여행(?)하는 기분으로 다니다가 강남으로 교육왔다는 건수를 잡아 무리한 스케줄을 엮고, 며칠 연속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오늘은 완전 쓰러지기 일보직전...
오늘은 땡하고 집에가서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어줘야 할듯.
제발 오늘 일정이 빨리 지나가게 해주세용...
짐작하는 김모 아지매 맞슴다 ^^
certamente cosa da fare festa..의 뜻이 뭔지 궁금합니다~
우짜든동, 한국 오시면 맛난 술 한 잔 드리겠습니다 ~~
hee~~~: 음, 처음 들어보는 곳이야.. 넘 고소하다는 것은 아마도 제대로 노린내 나는 돼지볼살로 만든 햄과 제대로 꼬리한 페꼬리노 치즈를 구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다른 것을 썼을 가능성이 있는데.. ㅎㅎㅎ 꼬리꼬리하고 돼지냄새로 제대로 나고.. 우리 입맛에 한번에 딱 맛기 어려운 맛인데... ㅎㅎㅎ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에서 이탈리아 식당 간판을 건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싶어. 재료가 달라 비슷은 할 수 있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쉬워보이지않거든.. 뭐, 이태리식 요리 정도는 가능할라나.. 어떻든 어떻게 하는지 hee와 한번 가봐야겠다..
gilgalade: 역시 나의 추측이... 탐정이 됐어야하는데... 축하축하축하축하축하 ㅎㅎㅎ (<- 이탈리아식. 정도의 세기를 표현할때 같은 단어를 반복하는 것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예를 들면 영하 20도, freddo, freddo, freddo, freddo.. 이런 식으로...) 그리고 진짜 파티를 해야할 일이란 말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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