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2007
pasta frolla & pasta sfoglia
요즘 나의 주요 일과는 torta di pere, 배파이와 torta di mele, 사과파이를 만드는 일이다. 이곳에선 레스토랑이라고 뭔가를 전문적이고 섬세하게 할 것이라 기대해선 안 된다. 파이도 감자탕 집답게 어렸을 때 엄마가 막걸리로 부풀려 팥 넣어서 해주던 찐빵만큼이나 소박하다. pasta frolla를 둥글고 낮은 torta용 팬에 편 후 사과든, 딸기든, 복숭아든, 살구든 벽장에 있는 아무 잼이나 듬뿍 바르고 보기보다는 훨씬 맛있는 배와 도대체 그냥은 먹을 수 없는 사과를 깎아 잘 정렬한 후, 밑에 깔린 설탕 덩어리 잼도 모자라 zucchero di canna, 즉 황설탕을 내가 하면 살짝, 옆에서 라나라도 거들면 도저히 먹고 싶은 생각이 없을 만큼 듬뿍 뿌리고 배 파이 위에는 쵸콜렛을 갈아 뿌리고 오븐에 넣어 색깔 날 때 까지 구우면 끝이다.
어느 날, 우리 chef 마녀가 pasta frolla 남았니? 하고 묻길래 pasta frolla가 뭐지요? 했더니 내가 매일 파이를 만드는 반죽을 말하는 것이었다. 밀가루 600, 설탕, 버터 각각 300, 바닐라 한 봉지, 노른자 두 개, 그냥 계란 4개를 고난도의 작업 또는 비밀이나 되는 냥 매일 온갖 자질구레한 일을 다 부려먹는 용도의 나를 놔두고 chef가 손수 반죽기를 돌린다. 부드럽게 해서 넣어야 하는 버터를 그냥 냉장고에서 꺼내자마자 칼로 뚝뚝 베어 넣어 반죽을 틀에 펴다 보면 버터 덩어리가 나오는.. 그래서 맘 같으면 ‘이게 뭐에요, 버터를 넣기 전에 부드럽게 했어야지요’ 하고 한마디 하고 싶으나 못 본 척 떼어 버리고 하는... 그것이 pasta frolla였다.
요리 책을 보다 보면 pasta sfoglia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 재료에 그냥 설명 없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곳에서 요리 책을 보는 주부라면 이미 각자 비장의 두 반죽의 조제법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 같다. pasta frolla는 파이를 먹을 때 파이 바닥에 부슬부슬 부서지는 바로 그것이고 pasta sfoglia는 pastry반죽이다.
이 곳에서도 pasta sfoglia도 torta salata(소금간 한 파이, 즉 달지 않게 야채, 치즈, 계란 등을 넣어 antipasto로 주로 먹는다.)를 만들 때 쓰긴 쓰는데 부엌에 밀가루 반죽 제대로 밀 공간이 없기도 하지만 도대체 접시 위에 푸짐한 음식 말고 뭔가를 담아 내려는 레스토랑이 아니다 보니 그냥 슈퍼에서 파는 것을 쓰고 말아 직접 만들어볼 기회는 영원히 없을 것 같다.
2 comments:
아, Torta di pere랑 di mele가 먹고 싶다! 요즘 살이 찌려나 Baked goods가 마구 땡기는데 좀체 먹을 구실은 안 생기구... 오늘도 근처 슈퍼에서 온 전단지에 난 Strawberry Boston 사진에 침 흘리면서 '네 생일은 왜 이렇게 먼거야!'하고 엠한 현태만 구박했다는...
마님 모시고 사는 현태의 고충을 난 다 안다니까..
마님, 파이 반죽 파는 것 사다가 한번 해보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세상 쉽고, 재미도 있고 생각보다 맛도 괜찮사옵니다..ㅎㅎㅎ 내친김에 반죽도...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