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2007

루콜라


올리브 기름에 양파를 다져서 볶다가 루콜라와 잣을 넣고 파스타 넣고 그라나파다노 한주먹 넣으면 맛있는 ‘파스타 con rucola’가 된다.

PBS에서 요리를 하는 주말 오전이면 TV를 끼고 앉아 있다시피 할 정도로 요리 프로를 즐겨보던 시절 arugula(=rucola)라는 채소로 만든 샐러드만 나오면 감탄사를 연발하는 출연자들의 오버같은 액션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한 봉지 사다 먹어보자 하고 처음으로 먹어 봤다. 그런데 쌉쌀한 것이 겨자 잎이나 무청처럼 매캐한 맛이 있기도 하고, 뭐 그다지 즐거운 맛이 아니었다. 그리고 역시 오버쟁이들이군 했었다.

그러다 조금씩, 조금씩 여기 저기에 들어있는 것을 먹게 되고 그 맛에 길이 들다 보니 이젠 나도 예전의 호들갑스러워 보이던 그들처럼 다른 샐러드 산처럼 쌓여있어도 rucola가 있으면 그것만 한 주먹 먹으며 ‘음 맛있어, 맛있어’ 하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채소가 되어버렸다.

입안에 낯선 것을 넣는 일에 유난히 겁이 없다 보니 새롭게 알게되는 맛이 있는데, 겁 없이 살다 보면 음식처럼 사는 새로운 맛을 느끼는 날이 있을까.. 뭐 그런 청승맞은 생각이 드는 날이다.

4 comments:

sunny said...

예전에 봤던 만화 영화 주인공이 연상되는거 있죠 ^^
작고 씩씩한 꼬마 주인공..
상황 상황이 연상되서 재밌어요
서울은 벌써 시간이 흘러 흘러 벌써 매화에 이어 개나리, 목련이 피고 있어요
벌써 언니의 이태리 생활도 중간을 넘었죠?
혹 .. 갑자기 사고치고 싶은맘에 이태리 가면 재미난 곳 많이 보여주세용..
참 고난의 길(?) 인가요? 아직도 걸을 계획이세요?
미점언니는 못간다시고 윤숙언니는 7월 야무진 계획을 하시는거 같던데..

Chief Seattle said...

나랑 같이 일했던 사람 중에도 루꼴라가 너무 너무 맛있는데 한국에서 구하기가 어렵다고, 화분에 심어서 길러 먹는 사람이 있었는데... 오는 금요일에 Grocery run가면 오랜만에 루꼴라 좀 사와야겠네요.

Chief Seattle said...

언니, Chef는 꽤 막노동스러운 일인 거 같은데, 그냥 이태리 식재료 공급하는 사업 하는 게 어떨까? 어디 햇빛 잘 들고 물 잘 빠지는 땅 구해서 바질이랑 루꼴라랑 심어 키우는 한편으로는 파스타나 캔드 토마토 같은 거 싸고 품질 좋은 거래선 찾아서 수입하고... 사업자 등록을 할 때는 꼭 우리 둘 이름도 같이 넣는 거 알죠? ^~

anna said...

meehyun: 반가워.. 인터넷도 인터넷이고 생활도 정신이 없어 네 싸이도 잘 못갔다...
대단하긴... 오늘은 그동안 괴롭히던 놈과 할멈 둘다와 한판하고 씩씩거리고 나 오늘 일 더이상 못한다고 집으로 와버렸다.. ㅎㅎㅎ
조용히 얌전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 난 왜 그러지 못할까 그런 생각해. LA생활은?

sunny: 밀라노에 삼성전자 판매법인 쯤이 있는 것 같던데.. ㅎㅎㅎ 갑자기 거기에서 sunny를 필요로 하지 않을까 ㅎㅎㅎ
camino de santiago? 이름이 잘 기억나지않네.. 하고 싶은 일이죠. 그런데 마라톤 42.195km처럼 늘 꿈만 꾸는 일이 되지않을까 생각할 때 마다 불안하죠...

시애틀 capo: 음, 막노동스러운 일인 것 맞는 것 같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chef로 상대해야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 그것이 가장 막노동스러운 일이 되지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있지.. ㅎ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고 싶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가닥을 잡아볼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서업을 하면 반드시 동업? i remember it..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