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eria Derthona의 마녀 주방장 넬리나. 학교에서 배운 것을 한번 해봐라 성화다. 몇 번은 농담이다 싶어 미소로 대답을 대신 했으나 가만 보니 농담이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은 그들이 더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아마도 이미 알 텐데, 어이가 없다.
‘저기요... 난 가르치러 온 것이 아니라 배우러 온 것이거든요’ 라고 했지만 그래도 수그러들 태세가 아니다.
그런데, 뭘 배웠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음식 이름들이 가물가물... 아뭏든 어이는 없지만, 나날이 별 배울 것도 없는데 이참에 배운 것이나 연습해보자 싶고, 마침 떠오른 것이 부넷.
일종의 푸딩인데 Piemonte 지역의 전통 후식이다.
마녀 넬리나, 말떨어지기가 무섭게 당장 부넷을 만들란다.
좀 떨리긴 하지만 못할 것은 뭐 있으랴 싶어 그러마 하고는 이것저것 재료를 준비했다. 물론 마녀의 교활한 고양이 이바나 할멈의 노골적인 방해공작이 있었다. 인스턴트 커피가 필요해 달랬더니 간 원두를 주며 인스턴트라 우겼다. 사사건건 못마땅해하며 모든 재료에 대해 필요한 이유를 대란다. 말이 잘 안될뿐더러 하기도 싫은데 자꾸 말을 걸었다.
설탕 시럽, 온도를 못 맞춰 좀 태우고 그나마 뜨거울 때 틀에 부어야 하는데 식혀 돌덩이가 되어 버려 새로 만들고, 반죽을 체에 걸러야 하는데 그냥 넣기도 하고, 크게 잘 못된 일이야 없지만 그렇게 우왕좌왕하며 만들어, 오븐에 넣고 이쑤시개를 꽂아 다 익었는지 확인하고, 꺼내어 식혀 냉장고에 넣었는데 다음날.
당장 후식으로 부넷 주문이 들어온다. 으악~~ 맛을 보기는 커녕 아직 틀에서 빼내지도 않았는데, 마녀 주방장 오늘의 메뉴에 넣어버린 것이다.
세상에…… 신참이 처음으로 혼자 만든 것을 맛도 안보고 그대로 손님에게 내겠단다. 너무 믿어주는 것인지, 제대로 골탕을 먹이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생각을 알 수 없지만, 주문은 이미 들어왔고 주방장이 내겠다는데 달리 방법이 없다.
틀에서 꺼내니 모양은 괜찮다. 서둘러 접시에 담아 내고 한 조각 맛을 보니 맛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런데도 반응이 걱정이다.
여기에서 처음으로 내는 후식이어서 모두 누가 만들었는지, 반응이 어떤지 관심도 많고. 다행히 주문이 계속되었고, complaint 없이 만든 것을 모두 service 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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