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8.2006

첫 출정(?)


일요일 아침. 슬슬 인내심을 테스트하기 시작하던 예비학교를 마친 다음 다음 날이기도 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조리복을 입고 모르는 누군가에게 serving하기위한 음식을 만들러 가는 날이다. 로마교황청 대사관 초청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을 위한 luncheon 자원봉사.


고됐던 며칠(?)간의 노동과 뒤 이은 여흥으로 쌓인 피로는 채 풀리지않고, 게다가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창밖을 보니 어느 산장에서 눈속에 고립되 담요 둘둘 말고 벽난로앞에서 커피 마시는 장면이 떠오른다. 집에서 그런 낭만 까지는 연출 불가지만 창밖의 눈 바라보며 조용히 커피한잔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으나 약속이 약속인지라...

가보니 전 날 준비를 많이 해놓아서 그다지 일이 많지 않았는데, master chef인 마우리찌오 주변을 맴돌며 일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준비함에도 거칠지 않고 몇 만원을 내고 먹는 손님을 위한 음식이 아님에도 준비에 소홀함이 없는...

아이들이 그런 마음 조차 먹고 가야할텐데...

그리하여 난, 날 선 비싼 칼을 번뜩이며 보여주는 신기에 가까운 칼솜씨가 master chef의 기본이 아닌 이탈리아 요리가 더 좋아진다.

일하는 즐거움, 대사님, 수녀님, 신부님들의 과분한 환대, 폭설(?)로 수묵화가 된 서울 풍경이 어차피 나올 일이었지만 나오길 진까 잘했다 한다.






2 comments:

sunny said...

무지 궁금했는데..
상상만 해도 너무 멋지네요...
하얀 눈으로 덮인 경복궁 과 청와대 근처를 지나..멋진 chef와 즐거운 일이라니
전 그날 ..그 눈을 넘어 넘어 토익시험 치루고 왔네요 ㅎㅎ
정신이 몽롱해서..어떻게 찍었는지..12시만 기다리다 ..눈길을 돌아왔습니다
첫 출정 축하드려요

anna said...

출정이란 단어가 가당치도 않다는 걸 알지만 굳이 의미를 붙여 기억하려구요ㅎㅎㅎ e(그리고) grazie(감사). 그리고 그 와중에 토익을? poor 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