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1.2006

영화 두 편: 어느 멋진 날, 판의 미로


한동안 잊고지내던 혼자 커피 한잔 마시며 영화보는 재미에 다시 빠져 본 영화 '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과 ex-동료 집에서 와인을 소주삼아 이른 송년모임을 마친 아침 해장국 한사발 씩 먹고도 덜 풀린 속을 마저 풀기 위해 본 해장영화 '판의 미로(Pan's labyrinth)'.

어느 멋진 순간을 보기 전, 얼마전에 읽은 'A year in provence'와 같은 느낌이 있지않을까하는 기대를 잠시 하기도 했었는데 헐리우드의 궁핍 또는 영화의 떨어진 위상의 보여주는 것 같은 씁쓸한 영화였다. 아름다운 Provence와 cool한 British accent, 게다가 gladiater(러셀크로)의 slapstick 까지 동원하여 그럴듯하게 보이려 애썼지만 오히려 애처로워보였다. '배우와 전혀 어울리지않는 slapstick만 뺐어도 그렇게 pathetic해 보지진않았었을 텐데... 차라리 꾸미지 말고 정직하게나 만들지.. 꽤나 이름이 있는 영화 감독이 왜 저런 영화를 만들어야했을까? 헐리우드 감독에게도 1년에 몇 편, 관객동원 몇 명 이상 뭐 이런 식의 실적 압박이 있나?' 등등의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다.

반면, 판의 미로는 어떤 영화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하고 벼르고 날잡아 멀리 시내에 영화를 보러 다니던 시절의 영화 느낌이다. 어떤 이유로든 인간의 잔혹한 본성을 보여주는 영화를 절대 좋아하지 않고 이 영화에도 그런 장면들이 너무 많아 영화를 그다지 즐겼다 할 수는 없어도 별 네개를 주고 싶다. 예전 영화를 한참 즐기던 시절의 영화처럼 고민과 진지함이 담겨 있다, 요즘 CGV를 통해 개봉되는 헐리우드영화에서는 볼수없는 진지함. 스페인 내전을 소재로 했고 영어도 이탈리아어도, 프랑스어도 아닌 유럽어인 것으로 보아 아마 스페인 영화가 아닐까 싶다. 진한 적포도주, 안개, 축축한 이끼, 에스프레소 느낌의 매력적인 영화다.

1 comment:

anna said...

에구.. 영화천국 미국에 살면서 우찌... 애들 학교 보내고 조조로 조용히 한번 가봐. 그 재미 쏠쏠할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