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2007

나의 기타 이야기


어느새 지지난 겨울이 되어버렸다, 공항에서 프로젝트할 때가... 그 때 사이좋은(?) 온갖 불법 디지털미디어가 사무실에 판을 쳤었는데, 파일서버 디스크를 full나게 만들어가면서... 그 엄청난 파일더미 속에서 오래 전에 무지무지 좋아해서 다방(하하하.. 얼마나 고전적으로 들리는 단어인지..)에 가면 매일 DJ에게 쪽지를 전해 틀어달라던 그 노래를 발견하고 어찌나 좋아했었던지... 퍼와 iTunes에 별 다섯개를 달아놓고...

송창식 아저씨가 불렀던.. 하하.. 그 이름 또한 얼마나 클래식하게 느껴지는지... 아직도, 아저씨든 뭐든 존칭을 붙여야지 이름만 덜렁 부르는 것이 무례하게 느껴지는 가수.. 어느 해였는지.. 봄 축제... 먼 발치에서 들었던 녹음되지 않은 그의 노래의 감동.. 누군가에게 어느 봄 밤이 참 아름답게 기억되게 할 수 있을 만큼 혼을 담아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던 그...

가끔 들으면 가슴이 따끔거리기도 하지만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음악을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이 유감이지만, anyway, here we go...



나의 기타 이야기

옛날 옛날 내가 살던 작은 동네엔 늘 푸른 동산이 하나 있었지
거기엔 오동나무 한그루하고 같이 놀던 소녀하나 있었지
널따란 오동잎이 떨어지면 손바닥 재어보며 함께 웃다가
내이름 그애 이름 서로 서로 온통 나무에다 새겨 넣었지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날의 사랑 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하늘이 유난히도 맑던 어느날 늘처럼 그녀의 얼굴 바라보다가
그녀 이름 새겨넣은 오동나무에 그녀 모습 담아보고 싶어졌지
말할때는 동그란 입도 만들고 가늘고 길다란 목도 만들고
잘쑥한 허리를, 허리를 만들었을땐 정말 정말 너무너무 기뻤지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날의 사랑 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사랑스런 그 모습은 만들었는데 다정한 그 목소리는 어이 담을까
바람 한줌 잡아 불어 넣을까 냇물소리를 떠다 넣을까
내 가슴 온통 채워버린 목소리 때문에 몇 무릎 몇 손이나 모아졌던가
이루어지지 않는 안타까움에 몇밤이나 울다가 잠들었던가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날의 사랑 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어느날 그녀목소리에 깨어나보니 내가 만든 오동나무 소녀 가슴엔
반짝이는 은하수가 흐르고 있었지 하나, 둘, 여섯 줄기나 흐르고 있었지
오동나무 소녀에 마음 뺏기어 가엾은 나의 소녀는 잊혀진 동안
그녀는 늘 푸른 동산을 떠나 하늘의 은하수가 되어 버렸던거야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날의 사랑 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딩동댕 울리는 나의 기타는 나의 지난날의 사랑 이야기
아름답고 철모르던 지난날의 슬픈 이야기
딩동댕 딩동댕 울린다


4 comments:

sunny said...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가사를 쓸수 있는지..
저도 송창식아저씨 좋아하는데..이 노래는 첨인거 같아요
들어보고 싶네요
길상사라는 절에서 매년 석가탄신일에 음악회를 하는데..송창식아저씨가 초대된 적 있었어요..
그때..가까이서 노래를 들었는데..정말 좋았어요
왜 그 아시죠 "가나다라마바사.."하는 노래요
ㅎㅎ 제가 워낙 노래 제목에 약해요
모두다 앵콜을 외쳤는데..아쉽게도 이제 이노래는 두번 부르기는 체력이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재능있는 사람들이 늙어가는거 넘 아쉬운거 같아요
같은 가수가 같은 노래를 불러도 젊었을때 녹음한 것들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이노래 구해서 함 들어봐야 겠어요 ^^

anna said...

그죠 정말 좋죠... 노래랑 함께 들으면 더 좋아요.
언젠가 TV에서 본적이 있는데 이젠 머리도 많이 빠지고, 중년을 넘고있구나 했던 생각이 나네요. 그만큼 좋은 다른 가수가 잘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이 더 안타깝죠. ^^

Anonymous said...

언니, 영선입니다.

글들을 보니, 굳이 잘 있냐고 묻지 않아도, 대충 묻고 싶은 것들에 대한 답들이 보여요. 너무 반갑고, 참으로 기특하십니다.
저는 말이 잘 통하는 한국에 있지만,
이래저래 언니보다 좌충우돌하며 살고 있어요. 다소 불편할 뿐이지, 결코 언어가 문제겠어요? 지난주 금요일 다들 모였어요, 이혜경 환송회로. 다들 여기와서 둘러본 후라 놀라움의 극치였어요.
백상무님 이하 한국음식 많이 사줄테니, 어여와서 이태리 음식 맛보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웬~지 기분이 꿀꿀했는데, 여기와서 기분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재미도 있었구요. 또 안부전할게요.

글을 통해 접하는 이태리 사람들이 정감이 있네요, 아님 언니한테라서 특별히 그런건지, 아님 언니가 글로 전하니 그렇게 느끼는건지.

덕분에 멀리서도 다양한 얘기를 접할수있어, 무척 신기합니다.

그럼 건강히 계시고, 또 들르게요.

anna said...

영선수석 ^^ 반가워.. 안부전해줘서 고맙고... tanti auguri(무지 축하).. 이곳 생활, 글쎄 뭐랄까... 힘들고, 행복하고, 찡하고, 멍하고, 어이없고, 흐믓하고, 서럽고, 재밌고, 단순하고, 왠지 뭔가 잘 할 수있을 것 같아서 희망이 샘솟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어... 그 복잡한 느낌들을 다 더하면 행복으로 기우는 것 같아.^^ 잘 지내고, 돌아가면 한번 보자고~~~ 이대리에게도 축하한다 전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