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torante San Marco엔 마님이 계신다, 사장님의 부인이며 공식 Chef인 Mauriccia 여사.
그리고 마여사를 마님으로 완성시키는 기꺼운 마당쇠 부주방장 알베르또, 눈치빠른 삼월이 교꼬, 약삭빠른 사월이 엘레나 ^^
Canelli는 몇 백 년 된 건물들과 교회, 성을 볼 수 있는 유서 깊은 마을 이기도 하지만, 어린시절 방학 때 놀러 가던 초가집 있는 시골마을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나름 정겨운 동네다. 꽤 오랫동안 이곳에서 자리를 잡은 레스토랑 San Marco의 부엌은 동네 우물터 까지는 아니라도 사랑방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동네 사람들이 심심치않게 들려 소식을 나누는데...
지금 마님은 출타 중. 엊그제 누군가 지나가다 들려 “마님은 어디 가셨나?” 하고 툭 한마디 던지니, 마님의 마당쇠 부주방장 알베르또는 기다렸다는 듯이 “언제 미국 어디에 큰 이탈리아 요리 행사가 있어서 누구와 함께 가셨지 뭐에요. 하루에 몇 백 명의 사람들에게 몇 명이 어떤 음식을 만들어서 이렇게 제공해야 한다네요, 글쎄. 생각만 해도 정신없고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정말 머리가 아프겠죠? ...... ” 줄줄줄... 자랑스레 시시콜콜 다 이야기해준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신이 났다.
부엌에 내려가니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교꼬는 냉장고, cellar 등등 구석구석 청소에 바쁘고, 청소라고는 하는 꼴을 본 적 없는 알베르또 조차 오븐 위 후드까지 분해를 시작하며 봄날 대청소 분위기를 조성한다.
알고 보니 마님이 2주간의 미국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마님이 부엌에 들어섰다.
알베르또, 그 큰 등치로 마님 곁으로 달려가 due baci(두번의 뽀뽀, 이탈리아 공식(?) 인사법이라고나 할까...)를 나누고, “마님 있잖아요……”의 분위기로 그간의 이야기를 마님께 보고할 준비가 된다.
마님께 유감이 좀 있는 교꼬도 마님의 등장에 좀처럼 보기 어려운 환하고 경쾌한 목소리로 Benvenuti(Welcome)를 외친다.
약삭빠른 엘레나는 오전 내내 남이야 청소를 하던 말던 바쁜 척을 하더니 알고 보니 마님이 농장에서 한아름 따와서 손수 만드신 salsa alla menta와 화이트 초콜렛으로 semifreddo(샤벳 종류)를 만든 것. 마님이 짐 풀러 올라간 사이 접시를 꾸며 마님에게 보여주겠다 들고 올라간다.
흐흐흐...
마님...
심하면 하루에 네 번까지 다양한 패션을 선보인다, 조리복, 영화 속 피크닉 장면의 챙 넓은 모자와 하늘거리는 원피스(자주 그런 차림으로 농장에 허브 따러 간다), 운동복, 평상복…
목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것으로 봐서 건강 상의 이유일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자신과 남편이 먹을 것, 가끔 잡지에 나온 음식 등 특별히 해보고 싶은 음식이 있을 때 말고는, 그다지 일을 할 생각으로 부엌에 들어서진 않는다. 뭐 그때도 어찌나 극진히 모셔지는지 그저 손 몇 번 까딱이는 정도.^^
이 지역에선 chef로 명망이 있어 행사가 제법 있는데, 필요한 준비는 아랫 것들이 다 하고, 마님은 그저 보고(?) 받은 대로 presentation을 한다.
또, 뭐든 맘에 안들 땐, 가벼운 신경질적인 표정 한번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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