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mbabwe와 Zambia의 국경인 Zambezi 강 위에 Victoria 폭포가 있다. 폭포의 상류에서는 sunset cruise를 하고 하류에서는 white water 래프팅을 한다.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양쪽에서 잡아당겨 지그재그 모양으로 찢어진 것 같아 보이는 협곡 사이로 빠르게 흐른다. 1.7km의 폭으로 흐르던 강물이 폭포를 거쳐 갑자기 몇 십 미터의 폭의 협곡을 흘러야 하니 속도가 엄청날 수 밖에. 그나마 협곡이 지그재그 모양이라 속도를 좀 잡아 래프팅이 가능한 것 같다.
| 강 위쪽은 짐바브웨, 아래는 잠비아 |
| 헬기에서 찍은 사진. 왼쪽에 폭포가 있다. 연기는 폭포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
래프팅 전날. 모두 공포에 질려있다. 공포가 적절한 단어가 맞다. 모두 협곡 사이로 카페라떼 색깔 물이 엄청난 거품을 내며 흘러가는 것을 봤거든. 취소가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도 가이드는 우리의 공포를 떨쳐내 줄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다.
신발은 웬만하면 벗겨질 것이며 거의 한번은 빠지게 된다고. 일단 빠지면 몸이 빨려 들어가듯 물 속으로 쑥 들어간다고. 물이 흐르는 방향을 바라보고 누워 다리를 약간 구부려서 바위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발로 차낼 준비를 하라고. 부딪히면 다친다고. 올라왔을 때 보트 밑일 수 있다고. 당황하지 말고 한 방향으로 짚어서 나오면 된다고. 보트가 뒤집혔을 때 보트에 둘러쳐져 있는 밧줄을 너무 꽉 쥐고 있다 손이나 팔을 다칠 수 있으니까 그냥 놓으라고. 그렇지만 어떤 상황이든 안전요원들이 구해내니까 겁먹지 말라는 말을 덧붙이지만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다.
수영을 좀 하니까 물이 그렇게 무섭지는 않은데 다이빙의 경험이 떠오른다. 한없이 쑥 가라앉는 것 같았던. 그때 무섭지 않아서 보트에서 떨어지는 것에 별 두려움이 없었는데, 막상 물살을 목격하고 나니 너무 무섭다… 전날 마지막 취소의 기회가 있었는데, 래프팅의 성지 잠베지 강에 다시 올 기회가 언제 있을 것이라고… 포기할 용기도 없어 그 기회를 상실했다.
무서워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 협곡을 오르내려야 하니 신발을 신지 않을 수 없어 고무줄을 빌려 최대한 칭칭 동여매고, 딱 옷만 입고 이른 아침 차에 실려 래프팅 장소로 가는데, 전날 했던 번지점프 열 번과 바꾸자면 바꿀 것 같았다.
상황은 돌이킬 수 없고… 사정을 해보기로. 대장으로 보이는 Gordon에게 빠지지 않게 해달라고. 재미없다고 절대 불평하지 않을 테니 살살 해달라고. 분명 이에 반대하는 남자들이 있을 테니 여자들만 따로 할머니 코스로 부탁한다고.
여자끼리 타면 노 저을 사람이 없어 더 힘들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남자들이랑 타면 아무래도 객기를 부릴 것이고 그러다 부상이 발생하는 것을, 그래서 귀국하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목격했기에, 그저 안전 말고는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Gordon이 빠졌을 때 안전수칙을 설명했다. 수영을 할 줄 알면 수영해서 보트로 오고. 못하면 안전자세를 취하고 가만히 있고. 줄이 담긴 가방을 던져줄 땐 절대 가방을 잡지 말고 줄만 잡으라고. 가방을 잡았다가는 잠비아로 떠내려가 ‘bye, bye’를 해야 한다며… 안전수칙을 아무리 숙지해도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하여 다시 못을 박는 심정으로, ‘숙녀보트 타는 사람은 안전수칙 따위는 필요 없지요?’ 하니 두고 보자며 웃는다.
강을 만나기 위해서는 가파른 협곡을 내려가야 한다. 30분 정도.
Gordon이 우리 보트를 맡았다. 숙녀보트에 타야겠다는 신사가 있었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ㅎㅎ 축구선수 같은 느낌의 TJ가 우리 보트로 왔다 신사보트로 간다. 가이드가 한 명이라도 더 있어야 노도 잘 젓고, 덜 빠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지 말라고 다급하게 그를 부르니, 여유 있는 표정의 Gordon… “We’ll be all right… Don’t worry..” 하며 웃는다. ㅎㅎ
1번부터 24번까지의 급류가 있는데 우리는 11번부터 시작했다. 물이 많은 계절이라 더 상류는 위험하다고. 우기인데다 계속 비가 내린데다 엄청난 수량을 전날 눈으로 확인한지라 ‘그럼, 당연하지!’ ㅎㅎ
생전 처음 타보는 래프팅 보트. 달랑 고무보트와 보트 주위에 두른 줄이 전부. 카누를 무지 잘 타는 안전요원이 주위를 맴돌고 있지만 그다지 미더워 보이지 않는다… 안전벨트도 없이 그 고무보트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자세로 급류를 헤치고 나아가야 한다니… 으악~~~
down 줄잡고 엎드리기, up 일어나 앉기, start 노 젓기 시작, stop 노 젓기 멈추기… 각 동작을 신호에 따라 연습하고 출발~~~
첫 번째 급류… 급류의 이름을 알려주고 물살의 세기를 말해준다. Down!!! 모두 down을 외치며 신속하고 일사 분란하게 엎드린다. 빠질까 봐… 신사 보트에서 벌써 한 명이 빠졌다. 그 광경에 더 정신을 차리고 말을 더 잘 듣는다. 하하
신사 보트는 군인들 같이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구령을 붙이며 노를 저으며 급류 중앙을 통과한다. 우리 보트는 옆으로 살짝 돌아서… ㅎㅎ
급류가 아닌 곳에서는 Gordon이 저어주는 보트를 즐기며 주변 설명도 듣고, 오렌지도 까먹고, 간간히 나타나는 절벽과 절벽 사이 폭포도 감상하고, baboon도 구경하고, 하늘 감상도 하고, 주변 경치를 즐겼다. 그냥 흘러가는 물에 떠내려가보기도 하고. 그러다 ‘start’하면 노 몇 번 젓고.
노 젓기.
조금 지나다 보니 여자 넷의 알량한 노 젓기는 그냥 요식행위라는 느낌이 온다. 그래도 손바닥에 물집 생기기 일보직전까지는 저었다. 아무런 도움도 못되면서 태도조차 불량하면, 기분 나빠서 보트 뒤집을까 봐… ㅎㅎ
| Gordon이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뒤집을 것 같다^^ |
사실 Gordon이 그냥 다 알아서 했다. 특히 급류에서는 'stop'을 외치며 혼자 보트를 조정했다. 모두 Gordon의 힘에 감탄했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재미 없을까봐 노도 저으랬다, 엎드리랬다, 일어나랬다 그런 것 같다. ㅎㅎㅎ
| 그야말로 혼자 열 일하는 Gordon |
| 저 안정적인 뒤태 ^^ |
몇 번의 급류를 지나니까 급류에 대처하는 요령도 생기고 마냥 즐겁다. 신사보트 가이드들은 방향만 잡아주지 딱히 노젓기에 동참하지 않아 보인다. 급류가 아닌데서는 앞으로 가려고, 급류에서는 보트 뒤집힐까봐, 아뭏든 죽어라 노를 저어야했던 신사보트 선원들... 노 저으며 저절로 욕이 나왔다고. 유유자적 보트놀이를 즐기고 있는 우리보고 그게 크루즈지 래프팅이냐고 볼멘 소리를 한다. 사실 딱히 아니라 할 수가 없다…ㅎㅎ
| 맨 오른쪽이 TJ |
마지막 급류를 몇 개 남겨두고는 끝이 나고 있다는 것이 아쉬웠고, 아무튼 아무도 다친 사람 없이 래프팅을 마쳤다. Thank you very much, Gordon!!!
이곳 래프팅의 hard part는 가파른 협곡을 오르내리는 일.
내려오기도 쉽지 않았는데 올라가는 것은 얼마나 더 힘들까 했는데, 분출된 아드레날린이 그때까지 유효했는지 예상보다 쉽게 올라왔다. 착한 TJ, 짐을 들어주겠단다. 하지만, thank you but no thank you. 내 일은 내가 했을 때 가장 기쁜 법. ^^
그리고 위에서 협곡을 내려다보며 맥주한잔 곁들여 먹는 맛있는 점심~~ 치킨 바비큐. 어떤 것 줄까 하길래 ‘큰 것’하며 하나를 가리키니, 다른 것이 더 크다며 더 큰 것을 골라준다. 현지 가이드들... 모두 유쾌하고 친절해 여행을 더 즐겁게 만들어준다. 감사~~~
| 래프팅 증명서. 빈칸에 각자의 이름을 적어넣으면 된다. |
그러게… white water cruise였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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