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2.2007

베이글


베이글을 만들었다. 오래전부터 한번 만들어야지 하다가 드디어... 아마 어제 빵집 아줌마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베이글 두 개 계산하는데 10분을 기다리게 하길래 그냥 와버렸다.

어제 오후부터.. 내가 만든 베이글로 다음날 아침을 먹는 행복을 상상하다 하다가 '오븐에서 바로 나온 것을 먹으려면 아침에 해야지... 일찍 서두르면 아침으로 베이글을 먹을 수 있을 꺼야' 하며 오후에 할까 하다 다음 날로 미뤘다. 사실, 몸은 게으르고 마음은 한없이 너그러워서라고 할 수 있지.. ^^

머리는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다, 처음 해보는 베이글을 느지막히 일어나 만들어 아침으로 먹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 한 일이라는 것을... 아예 밥통에 조금 남은 밥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시작했다.

겨우 파이 반죽이나 할 만한 반죽기로 빵 반죽을 하려니 이건 말 그대로 씨름이다. 밀가루와 반죽이 좀 여기 저기 튀긴 했어도 언제나 사먹을 줄만 알았던 그 맛있는 베이글을 만든다는 것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간단한 일이라, 오븐에서 나온 따끈한 베이글로 행복한 점심이 가능하다.

빵굽고, 청소하고, 쓰레기 버리고, 내일 친구들이 온다해서 메뉴 짜고 닭 뼈 바르고(닭아, 미안해), 남은 뼈로 육수 끓이고, 무료 메가TV 영화 한편 감동스럽게 보고 나니, 배는 고프고 decent한 저녁을 준비할 여유가 없다. 흑흑... 하지만 곧 하하... 나에겐 베이글이 있다.

크림치즈 듬뿍 바른 베이글과 커피가 마시고 싶었지만 대신 우유에 깔루아 조금 넣고 커피를 참는다. 음~~~ 점심에 무리해 먹고서도 또 맛있어 한다. 물에 너무 오래 익혀 구웠는지 질긴 갈비 못지않은 것이 이렇게 마냥 좋은 것은... 맛보다는 아마도... 아침 베이글과 크림치즈, 커피를 시시때때로 그리워하는 내 마음인 것 같다...


Cooking Note:
Yahoo food에 있는 Emeril의 recipe를 보고 하다가 깜짝... 물의 양이 너무 많고 이스트도 너무 많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밀가루 500g, 소금 4g, 물 300g의 비율로 반죽 했다. 이스트는 생효모로 7g을 설탕 1ts와 미지근한 물에 풀어 했는데 한 시간 안에 두배로 잘 부풀었다. 나머지는 그대로... 소금은 꽃소금을 넣었는데 좀 싱거운 듯...

2 comments:

미현 said...

베이글도 만들고..난 발효빵은 어려울것 같아 시도도 해보지않았는데 사진보니 정말 요리사 같네...
울동네엔 맛있는 베이글 가게가 있어 주말 아침엔 종종 커피와 함께 사다 먹곤해..

anna said...

그러게.. 그게 생각보다 훨씬 쉽더라고. 제대로 된 반죽기만 있으면 자주 해먹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