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2.2007

젤소미노


San Diago에 갔을 때 새파란 하늘을 가진 도시를 가득 채울 만큼 강한 향을 뿜어내던 작고 흰 꽃을 기억한다. 그 향으로 절대 잊혀질 수 없는 정체 모를 작고 흰 꽃...


이탈리아.. 꽃이 필만한 계절이 오니 어딜 가도 그 정제모를 작고 흰 꽃의 향으로 가득하다. 햇 빛 쨍쨍한 날 땡 볕 아래 그 향을 맡고 있으면 향에 취해 기절할 것처럼 아찔하기까지 하다.

와인 시음 시간... 와인 선생님은 잔에 코를 들이 밀어 냄새를 맡으며 초콜렛 향, 시가 향, 비온 뒤 숲속 향, 마른 건초 향, 그리고 젤소미노 향, 기타 등등, 기타 등등의 향이 그 작은 잔 속에서 난다한다. 흉내를 내며 아무리 코를 잔에 담글 태세로 들이 밀어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아도 내겐 그 다채롭고 섬세한 향이 느껴지지 않는데...

우리 집안이 자랑하는 예민한 코를 가진 나, 남들한테는 느껴지는 향이 느껴지지 않다니 도대체 어찌 된거야? 싶기도 하고, 비온 뒤 숲속 향이라는 것은 도대체 뭐야? 싶기도 하고... 그 때 자주 등장하며 그건 도대체 어떤 냄새야 하며 궁금증을 자극했던 젤소미노 향...

요리 책을 뒤적이는데 그 익숙하고 궁금한 꽃이 등장한다. 그 꽃으로 향을 낸 시럽을 만든단다. 그렇지 그 센 향이면 시럽 만들고도 남지 싶은데 이름을 보니 Gelsomino.. 아 이 꽃이 그 궁금증을 자아내던 그 꽃과 그 이름이구나 반가웠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꽃이 또 그렇게 중국집에서 마셔대던 자스민차의 흰 꽃, 자스민이기도 하단다.



사진을 보고 있으니 마치 사진에서도 향이 나는 것 같다... 난 안다, 어디서든 그 이름과 그 향은 다채롭고 강렬하고 선명한 이탈리아의 추억을 아쉬움과 함께 싣고 올 것이라는 것을...


*쇼윈도우 안의 꽃미남(?)의 잎에도 gelsomino가 물려있다..^^*

7 comments:

우담아빠 said...

저 역시 '비온 뒤 숲속 향'이 궁금해 지는데요? 술은 쐬주나 마실줄 알고.. 가끔 양주를 누가 사주면 횡재한줄 아는 수준이라..
가끔씩 와인도 마시긴 하는데.. 이게 연륜이 좀 필요한 술인지.. 아직은 안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ㅎㅎ

asterope said...

젤소미노... 젤소미나.. 혹시 무슨 관계가? 안소니퀸 나왔던 영화 "길"에서 어린 모습의 여주인공 이름이 젤소미나였던 거 같아요... 자스민이란 뜻이었구나...

anna said...

우담아빠: ㅎㅎ 그죠, 전적으로 동감. 우리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찾기가 어렵다는데 그래서 우리에겐 좀 어렵게 느껴지는지도 몰라요. 값도 턱없이 비싸게 받기도 하고...

gilgalade: 꽃이름 예쁘죠. 향은 진짜 강렬... 그러게 무슨 관계가 있나... 보통 남자이름은 '오'로 끝나고 여자이름은 '아'로 끝나는데... 그리고 식물에서 남성은 나무를 여성은 열매를 뜻하기도 하구요. 예를 들면 arancio 오렌지 나무, arancia 오렌지 열매.. 이런 식으로..

sunny said...

젤소미노 꽃이 너무 이쁘네요
옷이나 섬유의 프린트로 많이 본거 같아요
요즘 전 기미가 심해져서..화이트닝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언니 돌아오면..함께 고민해야겠어요
얼마나 "변신"했을까 궁금..궁금
오늘 아침 출근길에 비가 쏟아져서..바지가 다 젖어버렸네요
원래 비오는날 치마 입고 다니는데..오늘 넘 피곤해서 바지 입었다가..완전히 다 젖어버렸어요
여행도중..좋은 날씨만 계속 되길..
유럽의 파란하늘 만끽하고 오셔요^^

anna said...

ㅎㅎ 하나도 달라진 것 없는데.. 한국은 지금 장마죠? 여긴 정말 해가 따끈따끈해요. 이탈리아 기후가 다양하다하더니 정말 다른가 싶은 것이 남쪽으로 내려오니 빛이 달라요.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표나게 다른 것 있죠.
이제 갈 날이 열흘.. 한편으론 아쉽고 한편으론 빨리 가고 싶고...^^ 곧 만나요.

미현 said...

이제 곧 한국 들어가는구나..
가끔 네 블로그에 들어옴 이태리 구경하는거 같아 재미있었는데...
젤소미나가 꽃이름이었구나,,나도 어느 영화의 주인공이름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anna said...

젤소미'노'.. ㅎㅎ 거기에도 이 꽃 무지 많지?
작정하고 시작한 '놀기'인데 이제 끝이 보이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