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2006
Journal
오래된 팝들이 심장마사지를 한다. 맛사지할 때 뭉친 곳을 건드릴 때 아픈 것 처럼 마음 이곳 저곳이 예사롭지 않은 통증에 움찔거린다. Try to remember,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early in the morning, Sealed with a Kiss... 그리고 The Band란 밴드...
원미산에 갔다. 날이 흐려 사진을 찍겠다는 어제의 생각은 보류.
오는 길에 홈플러스에 들려 'Grab it'의 한국버젼 'Catch it'과 Book ends, 독서대, 세일 중인 '맛있는 우유 GT' 1리터 짜리 두 팩, 그리고 한달도 더 빚진 진O 생일 선물을 샀다. Classic Board Game, 블루마블.
bookends 산김에 책상도 책들도 좀 정리하고, 역시 신통한 'Catch it'한 장으로 방이며 마루며 구석구석 먼지들을 닦아내고. 청소기를 돌려볼까하다 해야하는 일은 오늘은 여기까지 싶어 my own formula의 커피 한잔을 하고 책상 앞에 앉는다.
원미산 입구 무렵 제법 넓은 밭 저편에 하얀 목련꽃나무 숲을 뒤로 하고 있는 마당이 아주 넓은 오래된 낡은 집이 눈에 뜨인다. 내려오는 길에 그 집을 찾았다. 얼핏 보기와 달리 주변 골목이 복잡했고 골목 사이사이 작은 쓰러져가는 것 처럼 보이는 집들이 있었다. 하지만 골목 사이사이의 나무들과 환하게 핀 꽃들은 그 곳의 삶을 부럽게 했다. 집을 찾았고 한 바퀴 돌았다. 주소도 외웠다. 역곡동 xxx-x. 대문은 열려 있었고 입구에 서있는 녹슨 경운기 달구지로 보아 농부의 집으로 보인다. 새마을 운동 양식의 건물은 오랫동안 손질하지 않은 듯 보이고, 다른 한 쪽 소 외양간 정도로 쓰였을 것 같은 곳에는 잡동사니들이 아무렇게나 쌓여있다. 넝쿨로 담장을 삼은 사이으로 보이는 밭터는 묵어 잡풀이 덮인채로 있고, 엄마 말씀이 젊은 사람들은 다 나가고 두 노인네 겨우 농사지으며 사는 집 같단다. 그래도 흔하지 않은 꽃 잎 작은 목련이 그 긴 담을 둘러 몇 십년은 있어온 것처럼 보이는 것 하며 집 뒤로 심어진 나무들 하며 유복했던 농부의 삶의 흔적이 보인다. 얼마전 누군가가 집은 원하면 내것이 된다는 말이 있다했다. 그 집 또한 원하면 내 것이 될까? 우리집 열배는 될 것 같은데. 고삐 풀린 상상은 마음껏 나래를 펼친다. 산, 나무, 햇볓, 들... 주변 자연이 있어 필요없는 것들 버리고 청소만 깨끗이 하면 더 이상의 장식은 필요없을 것 같아. 이웃집을 고려할 때 근사한 외관의 집은 Non-sense야. 태양열로 따뜻해지는 집이면 좋겠지. 외관은 그대로 놔두고 부엌과 침실 욕실만 깨끗하게 고치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 근사한 아웃도어용 테이블과 의자 몇 개면 4계절 늘 행복할 것 같아. 등등...
사주풀이 아주머니 말씀이 사주에 흙이 부족하단다. 그래서 흙(자연)과 가까이 있어야한단다. 살풍경한 공동주택에 살아본 적은? Cambridge에서 작은 세로 쪽 창이 전부인 Studio에서 산 적이 있다. 창밖 풍경이 대다수 우리나라 아파트의 그 것 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사람들의 활기가 없으면 무표정한 도시의 얼굴이 되어버리는 거리였다. 다분히 집순이 기질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내내 그 안에 있는 것은 불가능 했다. 창 옆에 앉아 지나가는 차와 사람들을 내려다 보곤하던 내모습이 영문도 모른채 감옥에 갖혀 웅크리고 앉아 사각의 작은 창으로 보이는 하늘만 바라보던 영화 속 부시맨 같이 처량히 느껴지기도 했었다. 얼마 후, Brookline으로 이사를 했고, 그집은 하루종일 볕이 좋았지만 아침햇살이 너무 아름다웠고 창으로 보이는 것들은 모두 나무로 둘러쌓였다, 나즈막한 2,3층의 집들, 작은 공원과 오래된 교회건물. 주말 집에 머물면서 햇볕과 계절을 즐기는 것으로 마냥 행복해 했던 기억이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삶의 공간이 아파트가 되어 버린지 오래지만 난 아직 우리나라 식의 아파트에 살아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서 살기를 싫어하다 못해 두려워하고, 땅, 나무 그늘, 꽃, 햇볕을 유난히 그리워하는 까닭은 타고난 사주가 그래서 그러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2006.04.13.목)
원미산 등산. 엄마가 절에 가셔야하므로 짧은 코스로. 엄마는 찔레 잎을 따는 아주머니가 그냥 지나쳐지시질 않는다. 카메라를 들고 나온다는 것을 깜빡. 내일.^^
번역강좌 두 시간 전 신촌에서 수O을 만남.
신촌. 오랫동안 집처럼 편안한 적이 있던 동네이고, 떠올리면 늘 마음 한구석이 찡할 만큼 그리운 곳이다. 실제 신촌거리에서 서면 난 이방인인이 됨을 느껴도 그곳에서 만나는 오랜만에 만나는 내 청춘이 반갑다, 오래 전 언제가 부터...
20년전 즐겨 가던 '궁'을 찾아 헤메는 나의 시선은... 어리숙함을 넘어서 어리석음이란 신호가 오고. 태림 레코드도 없고, 용약국도 없고, 신촌로터리에 있던 서점(앗,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도... 나의 신촌시절 초반 까지는 아니더라도 후반기의 corner stone이 되어주었던 곳들 까지도 안 보인다.
일본식 라면, 초밥, 도시락, 샤브샤브 칼국수, 파스타. 그 모든 가볍고 fancy한 곳을 외면하고 그 시절 즐기던 맛을 기대하며 즉석떡볶이를 먹으러 들어갔는데, 그 맛은 참... 뭐라고 해야할지. 떡볶이 같이 맛없게 만들기 어려운 음식이 왜 그래야만했을까?
어떻든, 후식이 필요했다. 파스쿠치에서 이름으로 정체가 짐작이 되는 쇼콜라쇼콜라와 마지막 모금까지 우유거품 하트가 떠있는 카푸치노로 마무리하며,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뜨거워 데일 것 같은 열정에 냉소를 보냈다.
번역강좌는 유익하다. 번역을 하면서 느끼는 사소하다고 생각되지만 원칙이 필요할 것 같은 부분을 긁어준다. 미리 Question List를 Compile해서 질문을 서슴치않은(?) 나답지 않았던 내가 기특하다. ^^ 무엇보다 강선생님의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라 느껴지는 접근 방식은 삼성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지 않은 그 모든 것에 숨이 막히기 일보직전이었던 내게 산소마스크 같다. 첫 날 전직 IT라 밝힌 것이 화근이 되어 IT관련된 다음 번 Text 번역을 대표로 하게 되었다.
백수 삶의 전형인 밤 낮 구별 안하고 사는 짓은 하지 말고 살아야하는데, 새벽 두 시 넘어까지 인터넷 뒤지며 그리스 신들의 가계도 그림. 으---, 하는 일이 없어 피곤하지도 않은데다, 늦게 방심하고 커피를 마신 것이 화근. (2006.04.12.수)
오랜만에 원미산을 올랐다, 그 것도 좋은 봄날, 평일 아침에. 대문을 나서 정상까지 돌아오면 한시간 남짓 걸린다. 진달래, 개나리, 벚꽃, 목련 등등 꽃들이 만발했다. 무채색의 가지 끝이 붉으레하거나 아니면 연 초록을 품었다. 생명이 움트는 봄이란 계절이 느껴진다. 엄마는 눈에 띄는 나무와 풀을 그냥 지나치시는 법이 없다. 무슨 나물이며 어떻게 먹고 어디에 좋다더라... 그런 이야기는 매번 반복이 되도 듣기 지루하지 않다. 나또한 듣고 잊고, 듣고 잊고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엄마는 언제 나물깨러 와야겠다 벼르신다. 난 진달래 몇 잎 몰래 따다 '화전'이란걸 한번 부쳐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원미산 진달래 축제는 우리의 코스를 비껴 일어나는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진달래가 지천이다. 해마다 이 무렵 이 풍경에 아버지 입원하셨던 한양대 병원에서 보이던 산을 붉긋하게 물들이던 진달래와 함께 아버지가 생각난다.
돌아오는 길에 있는 시장에서 뉴질랜드 산이라는 단호박 한 통, 브록콜리 등을 샀다. 시장아저씨 왈 단호박은 뉴질랜드 산이 가장 맛있단다. 점심으로 밥대신 과일, 채소 등을 먹으려는 생각. 일도 안하면서 세끼를 밥으로 먹는다는 부담도 있고, 인천공항 프로젝트로 3개월간 요가를 쉬는 동안 다시 찐 지난해 뺀 살의 반과 더불어 목표 체중(?)까지 빼야한다는 꿍꿍이도 있다. (2006.04.11.화)
오랫만에 친구 만나러 나간 김에 백화점에 들렀다.
마땅한 디자인이 없어 못사던 신발을 무심코 사고, Lip Balm, Lip Gloss도 사고,
세일하는 철 이른 봄을 위한 Wool 스카프도 사고...
머리하고 나온 미O을 만났다.
Krispy Kreme 오리지널 grazed 도넛과 커피, 떡볶이 야채튀김 먹고
화제는 물론 나의 퇴직과 앞으로의 계획.
한동안은 반복해야할 이야기인 것 같다.
당분간 취미생활(?)하며 계획없이 놀것이라는 것을.
시간이 많은 것은 부럽지만 긴축경제의 상황은 부럽지않단다. ^^(2006.04.08.토)
휴식(?) 첫날
8시 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신문읽고 다시 한숨 자고...
4월말 미국으로 떠나는 정O의 문자에 전화해서 약속하고...
샤워, 음악파일 정리.
지O와 정O을 만남. 일년만에 만난 지O는 boy가 되어있었고
정O과 스위트룸이라 붙여진 'Where the truth lies'란 영화를 보고,
Colin Firth의 파괴적, 폭력적 연기에 상처받음.
주말 같다. (2006.04.07.금)
2 comments:
사회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선임, **책임님 뭐 이런 용어들이 어느 순간 싫어 질때까 있는데 .. 동생들이야 이름 부르면 되지만 .. 막상 쉽게 언니라는 단어도 나오지 않는다.
남자들은 쉽게 형,아우 하는데..
아무래도 사회에서 여자들이 친하게 지내는걸 싫어하던 신입사원 시절부터의 경험에서 오는 장해인거 같다.
문득 이제는 언니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진다.
다음번 통화나 만남에서는 이제까지의 이책임님이 아닌 .. **언니라는 표현을 써봐야겠다
드뎌 왔습니다~ 장하죠? ^.^
글을 읽으니 anna가 주는 느낌이 잔잔히 스며드네요...
오늘처럼 가끔 오실거죠? 한 시간도 채 못 앉아있는 제가 오늘따라 밉기만 합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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