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2017

아프리카 여행: 인상

 

부시맨 마을에서 만났던 부시맨 청년이 있었다. 그날은 영어를 한마디로 못하는 연기도 하며 가죽 팬티만 걸치고 원시부시맨 (외부 세계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전통 생활 방식을 고수하면 사는) 역할을 담당했지만, 알고 보니 영어도 엄청 잘하고 교육 받은 의식 있는 청년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여행에 동행했던 분께서 그 청년의 사진을 몇 장 보내주셨다. 어쩐지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하며.

사람의 인상은 때로 참 많은 것을 보여준다.

fromOthers
[*오또로… 이름의 첫 음은 지금껏 배운 어떤 언어에도 없는 click 소리…]

 

이 새를 보면 동물들에게도 인상이 있다 싶다. 물론 하마도 그런 생각을 하게 하지만…

아프리카 여행 첫 일정인 Ngorongoro 분화구에서의 사파리. 본격적인 game drive 전에 일단 짐을 내리러 캠핑장을 들렀는데, 거대한 새가 캠핑장을 유유히 휘젓고 다닌다. 더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왠지 불길해 보였다.

조용필님 덕에 우리에게도 성지 같은 대접(?)을 받는 Kilimanjaro 산에 갔다 왔는데, 노래의 모티브를 제공한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the snows of kilimanjaro’는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아서 인터넷을 뒤지니 pdf 파일로 있다. 아프리카 사파리가 배경이다. 같은 사파리라도 좀 부풀리면 100년 전쯤이라 지금과 너무 다르겠지만, 그래도 장면장면이 머리 속에 그림으로 그려진다.
소설. 이야기를 시작하자 마자 큰 새들이 등장한다. 그 새들은 주인공에게 불길함을 일으킨다. 책에서는 그냥 ‘큰 새들’이라고만 했는데 왠지 어떤 새인지 알 것 같다. 아니, 이 새라고 장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헤밍웨이도 이 새를 보았고, 같은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매우 의도적으로 소설의 초반에 결말(주인공의 죽음)에 대한 전조로 이 새를 등장시켰다는 것도 왠지 장담할 수 있을 것 같다. 짧은 글이지만 읽는 내내 불길한 그림자가 한 순간도 거두어지지 않았던 공이, 이미 알고 있는 그 새의 이미지에 있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새의 인상은 강렬하고, 한결같이 더럽고 불길하다.


아프리카 대머리 황새 (Marabou stork)

아프리카 사하라 남쪽에 서식. 습지, 건조한 곳 가리지 않고 심지어 사람 거주지에도 산단다.
무리를 지어 지내고 건기에 나무에 둥지를 만들어 두세 개의 알을 낳는다. 성격이 고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새는 갈색 빛이 나고 부리가 작다. 외관으로 암컷 수컷을 구별할 수 없다. 머리에 깃털이 없고 목에 주머니가 있다. 부리가 크다.
동물의 죽은 시체를 먹는데 찌꺼기, 소화되지 않은 음식 등 삼킬 수 있는 것은 다 먹는 다고 한다.
사람 거주지 쓰레기를 뒤져 먹기도 하고, 다른 새들을 먹기도 하고, 번식기에는 죽은 동물보다는 살아있는 작은 동물들, 새 새끼들, 물고기, 개구리, 곤충, 알, 갓 부화한 악어 같은 파충류 등등을 먹는다.
독수리들을 따라다닌다. 독수리들이 떼어놓은 살점을 주워먹기도 하고 훔치기도 한단다.
식생활 때문에 머리에 깃털이 없다는 설이 있단다.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은 아닐텐데... 운명은 잔인한 것.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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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rongoro 캠핑장. 아마도 아프리카에서 처음 목격한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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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원근감을 고려해야겠지만, 사람과 비교하면 크기가 더욱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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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왼쪽에 보이는 캠핑장 부엌 주위를 맴도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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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 얼룩말을 뜯어먹는 독수리 떼. 오른쪽 뒤로 하이에나 세 마리도 대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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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 얼룩말 뜯어먹는 독수리 떼 옆을 어슬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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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 식사 중인 독수리 주변을 배회하며 기회를 노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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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에서 발견한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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