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2006
Something has happened to her
맛사지 또는 반신욕 후의 기분 좋은 나른함이다.
좋다. 마음이 편안하다.
10년, 아니 철이든 어느 순간 이후로 이런 편안함이 있었나 싶을 정도...
인사팀을 만났다. 회사를 그만 두는게 벌써 세번째 각각의 경우가 다른지라 세번째 또한 색다르다.
인사팀 사람은 친절하고, 예의바랐으며 사무적이고 간단했다.
3월31일이 희망 퇴직일인가요, 네 했더니 그럼 그렇게 하시죠.
내일 모래인데, 퇴근5분전 다 준비해놓고 시계만 바라보다 바늘 퇴근시간에 닿자마자 튀어나가는 경우도 아니고, 한달을 질질 끌리다,
아직도 마무리지어주지않은 일 때문에 이리 저리 불려다니는데,
이틀만에 퇴직을 하라니.. 역시 아무생각없는 OOO의 인사다.
어처구니없을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잠시 어처구니없어 하다,
현재 하는 일도 있고, 다음주로 하지요 했더니, 그 또한 흔쾌히 그러시죠 한다.
정리할 것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 한 페이지.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한마디.
메일로 처리할 것이지 뭐때문에 사람을 오라가라 하니 싶을 정도로 간단하다.
사람 자체가 자원이요 도구인 회사임에 불구하고 인사에 철학은 커녕 아무 생각이 없다, 시종일관...
누군가가 월급장이는 사표를 대단한 무기로 알지만 그저 꿀벌의 침에 불과하다고 했다. 생명을 내놓고 쏴 봐야 회사는 그저 따끔하고 말 뿐이라고... 그래도 어쩌랴, 유일하게 쥐고 있는 칼자루가 그건데... 그리고 가끔 잘 휘두르는 사람도 있더라... 하지만 난 있는 힘껏 휘둘렀으나 스파크 한 번 일으키지 못하고 제풀에 스러진 느낌...
사주 푸는 아주머니가 시원 섭섭이라 했던가?
시원함의 뒤에 어떻게 섭섭함이 없으랴. 10여년을 해오던 일에 마무리를 짓는다는 생각인데.
하지만 잘했다. 비대해져 유기체로서 스스로 균형을 유지할 능력을 상실한 공룡같은 회사에서 공룡처럼 도태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왜 잘한 일인지 모두 잊지않고 이 시원함 오래 기억하리라. (2006.03.29.목)
1 comment: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하나의 문을 열려면, 내게 열려 있는 하나의 문을 과감히 닫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Anna 언니의 글을 보니 그런 생각이 stronger 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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