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2012

가난한 남자?

 

한참 묵은 신문을 뒤척이다 한 작가의 기사가 눈에 띈다.

 

지방 신문에 등단하고 상경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고

넉넉하지 않은 부모에게 천만원을 빌려 모교 앞에 카페를 차렸다 망하고 보니 이백만원이 남았더란다.

판 술보다 마셔없앤 술이 더 많을 거라며, 그 와중에 여자친구가 떠났단다, 가난한 남자가 싫다며…

바로 거기, 거기서 뭔가 목에 탁 걸린다.

 

가난한 건 시작부터 알았겠지. 그 남자는 부자였던 적이 없었으니까.

가난한 것이 싫었다면 만남도 없었겠지.

남들 독립해 살아갈 때 여기 저기 얹혀지내듯 살다

넉넉치않은 부모님께 빌린 돈으로 까페를 차리고도

파는 술보다 마시는 술이 많은 (물론 후배들에겐 넉넉하고 낭만적인 형이었겠지만)

가난한 남자가 아니라 생각없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남자가 싫었겠지.

 

어느새 나이는 오십을 바라보고 여전히 미혼.

그리고 그는 여전히 생각한다. 가난한 남자에게 시집오려는 여자가 없다고.

시집, 그게 꼭 누구에게 가고, 오고 그러는 것이라면 아마도

소설가라는 꿈을 앞세워 든든한 숙주도 없으면서 기생하듯 살아가는 남자에게 시집오려는 여자가 없겠지.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많은 여자들이 가난한 남자를 싫어한다고.

그런데 문득 가난한 남자를 싫어한다는 것은

성실하지도 치열하지않은, 땅을 딛고 살지않는 삶의 태도를 가진 남자를

싫어한다는 것의 호도된 표현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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