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기 전 마지막 주말.
할머니의 이사를 알게 된 후 간간히 할머니 집이 없어진다는 것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하더니, 오늘은 할머니 집에서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며 모두 따라 나선다. 다신 못오겠다 하길래, 여기 살게되는 수녀님이 나중에 놀러와도 된다고 했다 하니 '진짜?' 하며 표정이 한껏 밝아진다. 무언가가 과거가 된다는 것이 미래 말고는 모를 것 같은 어린 녀석들에게도 서운한 일인가보다.
모두 몇 년 씩 어린 시절을 보낸 적이 있는 할머니 집. 지렁이, 메뚜기, 잠자리, 달팽이, 나비, 벌레들, 곤충들, 고양이, 꽃, 풀, 나무, 돌맹이, 포도, 감... 손바닥 만한 마당이지만 호기심 넘치고 천진한 녀석들을 즐겁게 해줄 만한 것들은 언제나 충분했고, 어른 들에겐 세월이 쌓아놓은 그다지 쓸모도 없고 버리기도 쉽지않은 귀찮은 것들에 불과하지만 녀석들에겐 신기하고 재미있는 놀잇거리인 온갖 잡동사니들이 여기 저기 들치기만 하면 나타나는 곳이기도 했다.
오는 차 안에서는 안도 밖도 모두 사진을 찍겠다는 둥 잠시라도 경건히(?) 보낼 것 같은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더니,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짐 정리에 뭍어 밖으로 나와 여기 저기 널려있는 물건들을 가지고 취향껏 제멋대로 신나는 놀이에 빠진다.
짧지 않은 삶의 반을 살았던 공간과의 이별(?)을 앞에 두고 까닭 모르게 불안, 초조, 섭섭, 심란... 마음을 어떻게 종잡을 수가 없는데 무엇이든 밝고 맑게 담기는 녀석들의 마음 덕에 즐거운 추억 한 조각이 늘었다.










5 comments:
상당히 큰 '마당'이 있는 집에 사셨군요^^
그런 집을 두고 아파트로 가시니.. 조금은 서운하시겠어요^^
이사는 다 마무리하신건가요??
이런 정겨운 모습들이..하나둘씩 추억으로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아쉽네요..
오늘 이사 잘하세요 ^^
우담아빠: 마무리는요... 이제 짐 옮겨놓고 굶고 살지 않을 정도.. 많이 서운하지만 한집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싶기도 해요. 살면서 정리하면 되지 싶은데, 짐을 싸다보니 사는 곳을 옮겨야 비로소 정리가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sunny: 꼬맹이 녀석들이 저희들끼리 밤 마실을 와서는 한 녀석은 토요일 학교 같다와서 짐싸서 할머니집에 와서 월요일에 직접 학교를 가겠다네요. 매일 자고 가겠다면 학교를 핑계로 안된다 했는데, 이제 그 핑계가 없으니... ㅎㅎㅎ 또 다른 추억들이 생길 것 같아요.^^
이제 이사는 했겠네??
어디로 이사했는데??
조카들이 많이 아쉬웠나보다..근데 아이들은 무언가를 빨리 잊어버리고 또 새로운것에 빨리 적응을 하기때문에 상관은 없을듯..엄마가 더 서운하시겠다...
근처 아파트단지로 이사했어.
이제 고개들어 창밖을 보면 하늘대신 사각형이 무수히 반복되는 아파트 담벼락이 보인단다. 잃는게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지만 파란 하늘과 아침 햇볕은 정말 단념이 어렵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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