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2021

책: 순례자



십여 년만에 다시 읽은 책.

처음 읽었을 때도 그의 fan이 될 수 없었지만,
내 카미노의 wonder에 등장했던 인물이 쓴 책이기에 후한 점수를 주려고 무던히 애를 쓰며 다시 읽어봤지만,
앞으로도 그의 fan이 될 수는 없을 듯...
그리고 이제는 그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예의상으로 yes라고 대답할 수도 없을 듯...

장식품으로 쓰지 않는 한, 검이라는 물건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범죄 밖에 없는 세상에서,
한낱 물건에 불과한 그것의 존재가 자신의 권능과 연결되어있다고 믿었거나 믿는 다는 것에, 미안하지만,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여전히 나는 어이 상실...

신비와 기적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실체를 숨기고 혹세무민하고 싶어하는 자들의 아주 뻔하고 흔한 도구라는 경각심을 새삼 일깨우기도 하고...
어떻게 그런 수작이 아직도 세상에 먹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같이 걷던 사람들 중에도 눈이 마주치면 '도를 아십니까?'하고 다가올 것 같은 사람들이 몇 명 있어 피했던 생각이 나기도 하고...

같은 길을 얼마나 다르게 걸을 수 있는지 확인...
시공간을 공유하지만 완전 다른 차원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새삼스레 다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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