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예멘…
한동안 예멘 난민들 뉴스가 매일 들렸었다.
중동의 어느 나라라고 들어본 적이 있지만 정말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이 나라가 자꾸 머리 속을 맴돌며 드는 이 느낌은 도대체 뭔지…
그냥 인도주의적 착찹함? 낯선 이방인에 대한 원초적 두려움이 주는 심란함? 뭔지 모르게 계속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다 드디어 예멘이란 단어가 내 머리 속에 각인됐던 장소가 떠올랐다. 에디오피아 다나킬 지역 소금사막.
그곳에서 예멘 사람을 만났었다. 소금을 캐는 아프리카 사람 옆에 앉아 아시아인이라고 구박(?) 받으면서도 흰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었다. 넓디 넓은 소금밭. 가만히 있느니 소금을 좀 캐어볼 만도 한데, 이곳에도 엄격한 서열이 있는지 소금 캐는 일도 못하고, 소금캐는 사람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아마도 규격 맞춰 자른 소금을 옮겨 낙타에 싣는 일 정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웃을 때 드러났던 흰 이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눈도 코고 입도. 그는 너무 까맣게 그을렸고, 나는 햇볓에 눈이 너무 시렸었다.
[왼쪽이 예멘인]
누군가는 그곳을 보고, 헬 조선은 댈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런 곳으로도 도망을 갈 형편인데, 제주도에는 왜 안 올까. 무슨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가보겠다는 각오가 아니었을까.
다나킬 소금 사막을 떠올리니, 기왕 멀리 온 것, 그래도 천국같은 곳에 닿았으니, 푸대접 받더라도 낯설어 그러니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 땅과 조화롭게 살며 좋은 삶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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